스스로가 기특하다가도 한없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오랜만에 적어둔 내 글을 읽어보니 참 오락가락하다.
삶이 어쩔 수 없이 글에 묻어나나 보다.
실제로 우울함과 행복이 반복되는 매일이다.
이럴 때면 언제나 그날을 회상한다.
옳고 그름이 가득한 사회에서 꽤나 열심히 인정받는 삶을 살다 나를 찾겠다는 결심으로 뛰쳐나온 날.
해방의 도파민에 온몸이 구석구석 짜릿하던 기분.
그땐 자유를 향한 용기를 내질러
첫발을 내디뎠음에 스스로가 참으로 기특했다.
그러나 발을 내디뎠다고 내 세상이 저절로 움직이는 건 아니라
하루를 온전히 나의 선택과 결심으로 운영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러다 보면 하루는 모든 걸 해낼 수 있다가도
또 다른 날엔 무기력한 마음에 주저앉은 스스로가 한심해지고, 심지어는 미워지기도 한다.
나를 찾아가는 일을 선택한 용기를 이어가기 위해
매일매일의 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고 있다.
(역시나 세상 어디에도 공짜는 없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내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건,
반복되는 행복과 우울의 업-다운 속에서도, 찰나의 행복이 힘을 주는 덕이다.
커피학원에서 워홀을 준비하는 수강생을 여럿 만났는데,
그들과 미래 계획을 공유하며 호들갑 떠는 시간이
미뤄뒀던 비자준비를 설레는 마음으로 진행하게 해 주고,
매주 가는 도자기 수업에서 끊임없는 내 질문에 진지한 답을 돌려주는 선생님이 있어 쌓는 흙과 함께 마음이 물렁하기도, 단단해지기도 한다.
나를 찾기 위해 얻어낸 이 시간을 운영할 용기를 사람들 속에서 얻는다.
정확히는 대화 속에서 전해지는 진심,
빛나는 이야기 조각 같은 것들.
그러니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더라도
고독하지 않는 한 내일은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24.01.29.
옛글을 옮겨 적다 보니 옛 생각이 나네요.
친구가 제게 행복이 뭔지 모르겠다며 우울한 소리를 잔뜩 늘어놓던 하루가 있었습니다.
'행복을 느끼는 건 생각보다 쉬워'
'보통 행복을 선의 형태로 생각하는데, 이걸 점이라고 생각해 봐.'
'행복이라는 건 작은 점인 거야'
'점의 분포가 높아질수록 연속적으로 느껴질 뿐이지 '
제가 친구에게 당시 했던 말들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 멋진 척을 했나 싶습니다.
하지만 행복에 대한 생각은 여전합니다.
인생에 행복 모드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행복의 찰나를 마주칠 때, 나의 삶이 행복 입자에 둘러싸여 있음을 알 수 있죠.
한심하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작은 행복의 점이 찍혀있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