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전 임금협상 결렬의 의미
나 이제 한 푼도 소중하다고요...
곧 퇴직 예정인 회사는 노사관계가 원활하지 못하여, 당해연도 임금 협상이 늘 하반기가 되어서야 성사되곤 한다. 노조 임원들이 작년에 대거 교체되면서 회사 경영진과 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작년에는 임금협상이 해를 넘겨 타결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실적 탓을 하며 소극적인 임금 인상률만을 제시하는 사측에 '피켓 시위', '파업 종용' 등으로 맞서긴 했으나, 결국 시기만 늦춰졌을 뿐 노조가 요구하는 인상은 이루어 내지 못했었다.
나도 직원이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에 과도한 임금인상을 바라는 것이 과연 맞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내/외부 환경적인 요인으로 혹은 영업 부진으로 회사 손익이 좋지 않다면, 물가인상률에 준하여 임금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회사의 결정은 필연적인 것 같다. 물론 업계 평균을 놓고 인상률이 높다 낮다를 논하는 노조 임원들의 의견도 존중은 하지만, 결국 얻을 것을 완벽히 얻지도 못하고 사측과 사이만 벌어진다면, 결과는 고스란히 직원들 몫이다.
12월 초 퇴직일을 받아놓고, 2023년 임금인상을 적용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하반기, 적어도 11월 까지는 임금협상이 종료되어, 인상된 급여로 퇴직금이 계산될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는 협상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고 여러 번 결렬되고 있어 빨라야 연말, 늦으면 작년과 같이 내년 초에나 완료가 될 것으로 보여 내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임원과 달리 직원은 퇴직하는 순간 모든 것에서 제외가 되기 때문에 (임원은 퇴직을 하더라도 근무한 년의 성과급을 일할 계산하여 퇴직 후에 받기도 한다.) 내가 퇴직한 이후에 회사가 파격적인 임금 인상을 하더라도 나에겐 적용이 안된다. 휴직을 했다고 하더라도 2023년의 반 이상을 회사에 기여했는데, 퇴직하면 임금인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내부 규정에 큰 반감이 든다. 돈 일이 푼의 문제가 아니라, 퇴직자는 '회사에 기여한 기존 직원'이 아니라 '떠난 사람'에 불과하다고 공식적으로 말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