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뭐예요?
하루하루 행복으로 채우는 일상
중1 소녀 한 명을 키우는 게 참 유난스럽다. 여느 사춘기들처럼 감정에도 신경 써야 하고 섭식장애도 신경 써야 하고 성적(...)도 신경 써야 하고. 이 집에 한 명뿐인 게 딸만은 아닌데 (한 명뿐인 남편도 있지...)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신경이 아이에게 집중된다.
진진이 하교시간에 대부분 나는 묵주를 들고 하루 기도를 마치면서 거실 창가에서 그녀의 하굣길을 내려다본다. 어떤 날은 친구 한두 명과 걸어오며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어떤 날은 혼자 부리나케 집을 향하는 정수리가 바빠 보이며, 어떤 날은 내가 한눈팔다가 아이가 오는 모습을 놓치기도 한다. 그래도 띠또띠또 1층 로비에 들어서는 멜로디가 들리면, 나는 엘리베이터까지 나가서 기다린다. 11층 우리 집에 엘리베이터가 '땡' 하고 멈추면 함박웃음으로 진진이 맞이해 주기 위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림과 동시에 해사시하게 눈웃음 보이며 나에게 안기는 아이. 중 1이 아니라 초1 같다.
오늘 진진이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며, 엄마의 하루는 어땠었냐고 되물었다. 늘 엄마가 자기 하루에 대해 물었었는데, 정작 엄마는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냐고.
"그래 진진아, 엄마는 늘 좋은 하루를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단다. 어떤 것으로 행복을 느낄지 전날 밤부터 고민하곤 해. 오늘도 물론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
휴직 후(퇴직 준비 후)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나는, 하루를 어떻게 즐겁게 보낼지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운동이나 취미생활의 고정된 스케줄을 제외하고도, 비가 온다고 하면 운치 있는 카페에서 몇 시간 보내기, 오전 시간에 여유가 있으면 보고 싶은 영화 혼자 보기, 먹고 싶었던 음식이 생각나면 엄마아빠와 점심 약속하기, 틈틈이 오전시간에 공연이나 전시들 찾아보기. 한 주가 시작되기 전 주말, 돌아오는 주의 일정을 미리 정해둔다. 하루의 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일들로 채우면 온 마음에서 행복감이 차오른다.
진진이가 물어봐주니, 새삼 나만의 '행복 찾기' 공식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나의 행복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일정이 없는 목요일이었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그림책 도서관 (*군포 그림책 꿈마루)으로 향했다. 지난 그림책 수업에서 견학 갔었던 곳으로, 혼자 오롯이 와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더랬다. 10시 반 경에 도착한 도서관은 조용하고 따뜻했다. 그림책은 때로는 아이의 책 같고, 때로는 어른을 위한 책 같다. 잔잔한 그림들을 보고만 있어도 많은 위안이 온다.
내 행복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길, 나를 돌보는 길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