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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May 07. 2024

평온한 밥상머리 대화를 바란다!

대화의 기술

중2 아이가 처음으로 중간고사를 치르며 불안감도 스트레스도 정점에 달아, 가족 구성원 모두가 신경이 곤두서는 몇 주를 보냈다. 식이장애가 있는 진진이는, 시험기간 동안 불안과 극복의 대상이 '음식'에서 '공부와 성적'으로 전이되어, 휴... 만만찮았다.


드디어 시험이 끝나고 맞이한 5월 연휴 첫날.


부지런한 우리 가족은 휴일임에도 7시 반~8시 사이에 일어나, 아침 식사 하면서 하루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일상으로의 회복을 만끽했다. 아이도 공부 스트레스에서 해방이 되고, 우리 부부도 여유롭게 3일 보내자며, 가벼운 등산이나 영화관람 등, 소소한 이벤트로 연휴 일정을 함께 세웠다.


연휴 첫날은 여름처럼 날이 무덥고 맑더니, 다음날부터 폭우와 저기온으로 심한 온도차를 보이게 되자, 아이도 남편도 무언가 까칠해지는 듯했다. 아이도 아이지만, 남편 역시 최근까지 회사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큰 프로젝트로 고생을 했던 지라, 다들 예민함에서 긴장이 풀리는 탓이겠지.... 나도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다가 저녁 식사시간, 허리와 팔이 아프다는 남편에게, "요즘 연달아 골프 하더니 탈 난 것 아니냐"는 썩 달갑지 않은 한마디를 던졌다가 왜인지 남편의 화 버튼을 자극했는지 덤터기를 쓰고 말았다. "자료 만드느라 책상에서 너무 일해서 아픈 거데, 골프나 치러 다니는 날라리로 보는 거냐!" 며 화를 표출한 남편. 조용히 밥 먹던 진진이도 옆에서 '아빠 왜 저래?' 하는 표정으로 어리둥절.


가끔 있는 이런 불상사에 나는 정말 적응이 안 된다. 나이가 들면 사람이 너그러워져도 모자랄 판에, 왜 저리 한 번씩 교양 없이 버럭 할까?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그리 다정하지 못했던 것을 인정하지만, 그렇게 화가 날 일인가?


 본인도 저렇게 화를 한번 내면, 미안한지 쑥스러운지 한참을 방에서 무언의 자성을 시간을 갖는데, 그 상황이 무엇이 문제였는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 않으려 하니 반복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게 엄청난 폭언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짧은 순간의 버럭으로 끝나고 마니, 시간이 지나면 또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이 지내게 되지만, 이 상황을 그냥 방치(?)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집에 부모님이 큰 소리 내며 싸운 일을 본 적이 없어, 사회에 나왔을 때 사람들이 버럭 거리며 큰소리 내는 것을 보는 것이 힘든 적이 많았다. 람들이 화를 내고 그것을 표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을 알지만, 어떻게 하면 본인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우리 부부의 성찰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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