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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tacura Mar 07. 2022

문득 또 엄마 생각

"나이를 먹으면 엄마와 딸과의 관계도 좀 달라지는 줄 알았어, 난."

친정 엄마와 아직도 싸우고 있다는 대학 동기의 말을 들으며 무심코 말했다. 내가 한 말인데 그 말이 공기를 떠다니다 다시 내 귀에 꽂혔다. 그런 줄 알았다는 건 보통 알고 보니 그렇지 않다는 말인데, 나는 다른 의미였다. 나이를 먹은 후엔 엄마가 있어 본 적이 없어서 몰랐다는 뜻이었다. 내뱉고 보니 묘하게 이상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0대 중반이 된 나와 60대가 된 엄마와의 관계는 어땠을까? 50살이 된 엄마도 본 적이 없으니 짐작도 하지 못하겠다. 이젠 20대였던 내가 지금의 내 나이였던 엄마와의 관계가 어땠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내 세상엔 엄마와 동생이 전부였다. 엄마가 돌아가신지 16년이 지난 지금, 아니 그 전 언제부턴가 마치 처음부터 엄마가 없던 사람처럼 엄마가 희미하게 느껴지는 게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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