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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tacura Feb 07. 2022

구직활동 소강기

아는 것과 느껴지는 것 

2월이 되었다. 

기말고사를 마친지는 한 달이 조금 더 지났고, 졸업식은 열흘 쯤 남았다. 


사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가버린 것은 아니다. 난 이미 나이가 아주 많은 늦깎이 번역사이다. 한 두달이 더 지났고 지나지 않았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데, 아무 일 없이 새달을 맞은 것 같아 마음이 또 착잡하다. 


영상번역 알바에 샘플 번역 두 군데, 기술번역 작업까지 겹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손날이라고 해야 하나 손의 특정 부위가 쑤시도록 번역을 한 게 바로 1월 마지막 주다. 긴 연휴가 낀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이다지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해지는 건 나이를 먹어도 다스리지 못하는 가볍기 짝이 없는 마음 때문이다. 


사람인에는 이력서를 더 넣고 싶은 업체가 없다. 12월에 처음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을 땐, '오호 쓸만한 데가 많이 있네. 여기서 몇 군데만 되면 시작은 나쁘지 않겠군, 훗' 이라고 생각을 했더랬지. 한 달 넘게 매일이다시피 사람인에 들락날락해 본 결과(옛적에 취직을 하고 이직을 하면서 이미 알았던 그 결과), 쓸만한 곳은 처음 본 그 곳들이 전부였다. 


새로 계약한 곳이 두 군데, 샘플 테스트하고 연락을 기다리거나, 아마 이미 떨어졌거나 한 곳이 다섯 군데이다. 이게 지난 한 달 여간 했던 구직활동의 결과다. 통번역대학원만 졸업하면 번역일감 받는 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학 졸업장으로 취업이 보장됐던 세대도 아니었는데, 그런 시절을 직접 보고 자란 세대라 그런가 아직도 이 미련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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