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들 때마다 떠올려 보는 그날의 이야기
2009년 어느 한 날의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회사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2년 정도 되었을 무렵의 일이었다. 일을 배워 나가는 것도 재미있었고, 보람도 많은 시기였다. 하지만 매일 연속되는 야근과 출퇴근 거리가 먼 탓에 나의 체력은 점점 고갈되어만 갔었다.
최근의 IT 회사 전반적으로는 야근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당시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었기 때문에 거의 저녁 8시-9시까지 일은 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당시 분위기였다.(8-5제 근무)
물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나 혼자 컨트롤 일정 조정을 하고, 일을 다 할 수 있다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업무 시간 내 잘 마무리해 보려고 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
협력업체와 같이 진행을 하는 부분이 있기도 했었고, 프로젝트 자체의 볼륨 자체가 야근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던 것도 같다.
그렇다 보니 나만 잘났다고 먼저 가면 안 되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야근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는 거의 야근을 밥먹듯이 한 것 같다.
특히나 일이 있지도 않은데 야근을 하는 날은 정말이지 지옥과도 같았다.
그렇게 3개월, 4개월, 5개월..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적으로 지쳐가고 힘들다 라는 느낌이 딱 들었던 거 같다.
회사의 마지막 통근 버스를 놓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만 했다.
집으로 가기 위해 1호선 수원역으로 향했어야 했는데, 회사 후문을 통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판단. 후문으로 가서 택시를 잡고 수원역으로 향했다.
"기사님! 수원역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2-3분 택시를 타고 가는 중에 기사님이 묻는다
"퇴근이 많이 늦으시네요! 요즘 일이 좀 바쁘신가 봐요."
"아 네, 프로젝트 진행 중인 게 있어서 요즘 좀 늦은 퇴근이 잦네요."
그때부터 기사 아저씨와 나와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기사 선생님께서도 과거 대기업에 종사하여 근무하시고 지금은 영업용 택시를 하신다고 말씀하시면서 나의 고충을 귀담아 들어주셨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기사님! 너무 힘들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요? 무슨 방법이 있나요"
"힘이 들 땐 침을 꼴깍하고 세 번만 삼켜 보세요."
그날은 사실 이 말씀을 백 프로 이해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여유를 가지세요. '라는 단순한 의미로만 생각하였었는데
이제 와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침을 꼴깍하는 세 번의 시간에
마음의 안정을 찾아 생각도 정리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라. 절대 조급해하지 말아라 라는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