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용블리 Apr 18. 2016

07. 한 줌

2015.07.15


한 줌

(illustrator cs6)



내가 네게 터무니없이 작거나, 

네가 내게 터무니없이 크거나.


그래, 

그렇게 내 발로 기어들어 간 네 손바닥.

네가 주먹을 쥐면 으스러지고, 손바닥을 펴면 미끄러지겠지.

그래, 내가 네게 있어 그런 존재면 또 어때?


다만,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내 온몸을 둥, 둥, 내려치는 이 커다란 마음이

언제나 네게 한 줌으로 가닿을 것이라는 점이

참 많이-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도 좋으니 차라리 녹아 손 틈새로 흘러버리고 싶게, 

거품이 되어 흩어져버리고 싶게 해서 그렇지.

매거진의 이전글 05. 빨간 구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