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5
(illustrator cs6)
내가 네게 터무니없이 작거나,
네가 내게 터무니없이 크거나.
그래,
그렇게 내 발로 기어들어 간 네 손바닥.
네가 주먹을 쥐면 으스러지고, 손바닥을 펴면 미끄러지겠지.
그래, 내가 네게 있어 그런 존재면 또 어때?
다만,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내 온몸을 둥, 둥, 내려치는 이 커다란 마음이
언제나 네게 한 줌으로 가닿을 것이라는 점이
참 많이-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도 좋으니 차라리 녹아 손 틈새로 흘러버리고 싶게,
거품이 되어 흩어져버리고 싶게 해서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