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리어 클래스 Nov 08. 2024

스콘, 홍차, 플랫화이트 그리고..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저자의 배낭여행

게일스베이커리 Gail's Bakery에서 만난 스콘은 근사했다.

따뜻한 스콘과 플랫화이트 한잔이나 홍차밀크티를 마시는 여유를 꿈꿨는데 테이트 모던 앞에서 우연히, 다시 게일스 베이커리를 만나다니! 유럽 사람들처럼  외부 카페테리아를 좋아하는데 운 좋게 한 자리가 생겨서 행복한 여유를 즐긴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스콘의 속살과 쨈과 버터가 만났을 때, 

'띠리링~~~ '

머릿속에서 벨이 울렸다. 고열량에 대한 걱정 하나 없이 주어진 쨈과 버터를 싹싹 먹는다. 영수증에 찍힌 가격을 보고(헉) 지불한 가격 이상의 행복을 긁어서 입 안에 넣는다. 홍차밀크티를 먹을까? 플랫화이트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플랫화이트는 스콘의 고소한 맛을 더욱 강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마무리해준다. 아주 작은 정원에 들어온 것 같은 풍경이 테이블 주위를 감싼다. 산뜻한 바람이 불고 기분이 둥실 떠오른다. 바로 뒤에 펼쳐질 캐리어 레이스는 예상하지 못하고 그렇게 여유를 내것으로 즐겼다.

코츠월드의 스콘 맛집에서는 스콘과 홍차를 같이 먹는다.

왕비의 스콘 먹는 방식에 대한 논쟁이 있었단다.

 : 스콘 위에 쨈을 먼저 얹고 버터를 얹느냐 vs 버터를 올리고 쨈을 얹느냐고 쟁이 있었다는데.

아니 그거 뒤집어 먹으면 똑같은데 뭘 그런 걸 다 논쟁을 삼았을까? 스콘 사랑이 엄청나다는 증거겠지.

잘 구워진 따뜻한 스콘을 반을 초로록 갈라서 쨈과 버터를 듬뿍 발라 넣고 한 입을 가득히 베어 물면

행복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거기에 적당히 우려진 홍차에 약간의 우유를 넣거나 그냥 마시면 아하하핫 스콘을 먹은 입안이 깔끔해진다.

사실 스콘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먹어온 스콘은 텁텁한 맛으로 입에 들어가면 꾸역꾸역 집어넣은 느낌이 들어서 물을 급하게 찾게 되는 그런 고구마 같은 맛(고구마야, 미안해 난 널 좋아해)

영국에서 만난 스콘은 정말 맛있어서 그 기쁨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서 스콘외에도 다른 빵을 구매한다. 벌이 앉아 있는 달콤한 빵을 선택! 얼마나 맛있으면 벌이 앉아 있을까?

파리가 앉아 있는 건 절대 구매 의사가 없지만 벌이 빵에 앉은 건 달랐다. 꽃에도 앉았을 그 아이가 빵 위에 앉았다고 생각하니 낭만적인 느낌이랄까? 벌(?) 빵은 다음 날 런치박스에 담겨 하루의 당을 챙겨준다.  코츠월드의 카페, 작은 테이블 위에 곱게 놓였던 알찬 스콘과 홍차가 준 기쁨과 만족감은 뇌 깊이 보관되어 있다. 보존제가 없어도 오래도록 저장된 추억이다.


어디에서 먹느냐에 따라 스콘맛이 다르듯이 같은 일도 어디에서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노동부 고용지원센터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났고 -지금은 별도의 상담실이 있지만- 창구에서 상담을 해야 했다. 옆에 목소리가 다 들리는데...... 근무지가 서울인가 지방인가에 따라 직원수와 업무량이 다르다 보니 실업급여, 직업훈련 등 한 가지 일을 집중적으로 맡아서 하거나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상담사인가 행정업무 처리자인가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직업명은 같지만 직무가 다르니까 특성이 달랐고 요구되는 업무역량도 달랐다. 

스콘과 무엇을 함께 먹느냐가 다른 것처럼 동료,  상사가 누구인가도 직장 만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일이 맞지 않은 것 같다며 이직 상담을 요청하는 이유 중 다수가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어디에나 그런 사람 꼭 있다고 이직해도 만날 수 있으니 잘 생각해 보라는 말을 듣지만 피하고 싶은 사람은 바로 지금 그 사람이니 어쩌랴.


현장실습을 나가는 내담자에게  왜 O호텔을 선택했는지 묻자 취업을 염두에 두고 고른 기업이라면서

 “제가 사람을 좋아하잖아요.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지인에게 O호텔이 직원들이 배타적이지 않고 업무분위기가 좋다고 들었단다. 최근에 5성급 호텔 관리자도 O호텔로 이직을 해왔단다. 연봉협상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업무경력이 베테랑인 사람이 옮겨오는 데는 이유가 있겠구나 싶다.

고객서비스를 하는 곳에서 직원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 내 사람을 소중히 여길까.


내담자 처럼 선택하기 전에 자신의 선호를 알고 기업의 근무환경을 안다면 정말 좋을텐데. 대다수의 선택은 둘 다 모르는 상태에서 선택하니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어서 타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있을 때 한 번쯤은 망설일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길 두 손 모아 바란다. 혹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기를.

***


"게일스베이커리 Gail’s Bakery 가 있나요?"

글을 정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런던의 정치권, 부동산이 주목하는  빵집이라고 합니다.

여유로운 중산층이 거주하는 곳에 점포를 내기 때문에 그 지역이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래요.


우리나라에서는

"스타벅스가 있나요?" 가

삶의 편리성을 보여주는데 말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