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두릅
나는 보기 예쁘다고
음식 사진 찍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SNS에 올려서 자랑하려고
음식 사진 찍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요즘 인생에서 가장 어둡고
고통스러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대신 고통받을 수도 없어
가슴 찢어지실 아버지와 엄마를 생각하면
내 가슴 역시 찢어진다.
그런 아버지와 엄마의 고통이라도 덜어드려야,
내 가슴에 고통도 덜 수 있을 것 같아
고민고민하다가
두 분께 동시에 카톡을 보냈다.
"요즘 두릅철인데, 동네에서는 사기도 어렵고
실한 놈들도 없다"고
"3만원어치만 사서 보내주시면
아들이 먹고 힘내겠다"고
아버지와 엄마는 카톡으로
연신 고맙다고 하셨다.
정말 고맙다고...
눈물이 났다.
고통받는 자식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은 부모에게
얼마나 끔찍한 고통이었던 걸까...
내 삶은 여전히 고통스럽지만,
아버지와 엄마의 고통을 조금
덜어드린 것 같아서,
나 역시 덜 아픈 것 같다.
난 두릅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자주 들여다본다.
그리고, 사랑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음식 사진을 찍는 이유이다.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