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짜릿함

긴 준비과정

by 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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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에 고기를 구워먹으면서

내내 짜릿하고 즐겁지는 않다.




숯불에 불을 붙이고,

석쇠를 올려놓으면 기대감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행복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처음으로 고기를 올렸을 때

치익~ 하는 소리를 들으면

짜릿한 행복감이 찾아오고

기대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리고 결국 선발대를 모두 익히고 나서,

첫 고기 한점을 쌈에 싸서 먹을 때,

짜릿함은 절정에 달한다.




이 순간들을 위해서 우리는

검은 숯을 만져야 하고,

손의 뜨거움도 감수해야 하고,

튀는 기름에 놀라기도 해야 한다.




타기 시작하는 고기를 가장자리로 옮겨야 하고,

아이가 있으면 잘게 자르기도 해야 한다.




돼지 기름이 떨어져 불길이 거세지면,

불도 조절해야 하고

탄 부위는 순간순간 잘라내야 한다.




남들이 편하게 고기를 먹을 때

나 홀로 고기를 구워야 하며

연기로 인해 따가운 눈을 비비며 견뎌야 한다.




고기를 더 익히라는 둥,

탄 부분이 많다는 둥,

타인의 요구도 짜증없이 모두 맞춰줘야 한다.




짜릿함에 비해 수고로움이

말할 수 없이 큰 것이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는 일이다.




우리의 인생 역시 그러하지 않겠는가?




몇 번 안되는 짜릿한 순간을 위해서
그 많은 수고로움을 견뎌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짜릿하지 않은
그 긴 시간을 사랑해야 하고,
온전히 즐겨야 하고,
평온하게 머물러야 한다.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