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배경을 만드세요!
이번 명절은
눈이 참 희한하게 온다.
함박눈이 쏟아붓다가
10분 만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눈이 그치고, 파란 하늘이 드러난다.
이것을 하루 종일 반복하고 있다.
함박눈이 내릴 때
하늘을 올려다 본 적이 있는가?
그 예쁜 함박눈이
흰색 하늘에 회색으로 날리는
무언가에 지나지 않는다.
함박눈이 내릴 때
그 배경이 여러 빌딩이 가득한
삭막한 배경인 적을 기억하는가?
그 예쁜 함박눈이
그저 도심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자연현상에 다름 아니다.
함박눈이 내릴 때
그 배경은 여러 빌딩이 있는
도심인 것은 똑같지만,
딱 하나 다른 것은
저 멀리에 사랑하는 사람이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드는 배경이라면?
함박눈이 내릴 때
그 배경이 누군가가 한 번도
밟은 적 없는 멋진 풍경의
자연이라면?
함박눈이 내릴 때
그 배경이 친한 친구들 모두 모여
눈싸움을 하기 위해
서로 눈을 뭉치고
눈을 던지고
손이 시리고
옷이 젖고
그래도 깔깔 거리는 배경이라면?
함박눈이 내릴 때
그 배경이
도심의 한가운데,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에
LED 불빛이 로맨틱하게
반짝이고 있다면?
함박눈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어떤 배경이냐에 따라서
함박눈은 다르게 해석되고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함박눈과 같다.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런 감정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우리가 특정 배경에 가져다 놓고,
우리만의 해석을 하기 전까지는
우리 나라에서 3번째로 좋은 대학에
합격하면 뭐하는가?
그 배경이,
나의 사촌들은 전부
첫번째와 두번째 대학에 모두 입학했다면?
설명절 보너스가 200만원이 나오면
뭐하는가?
기본급과 보너스를 합친 금액이
내가 자주 만나는 친한 친구들 모두와
비교해서 가장 적다면?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어떤 배경에다 그것을 두느냐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고통, 평온, 기쁨이 달라지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