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설 명절에는 눈이 온다.
어제 눈은 꽤 왔지만,
쌓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보니,
오늘 아침의 바깥 풍경은
눈이 꽤 쌓여있었다.
눈이 쌓이기 위해서는
조건이 하나 필요하다.
눈이 녹지 않을만큼의
영하의 날씨여야 한다.
눈이 쌓이지 않을 만큼의
영상의 날씨라면
눈은 쌓이지 않고
그대로 물이 된다.
살다보면
우리 마음에도 눈이 내린다.
삶의 힘든 여정이든,
타인이 내게 남긴 상처든,
내가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이든,
이 모든 것들은 눈이 되어
우리 마음에 내린다.
이럴 때 마음의 온도가 높은 사람은
마음에 눈이 쌓이지 않는다.
금방 물이 되었다가,
금방 마른다.
하지만, 마음의 온도가 낮은 사람의 마음에는
눈이 차곡 차곡 쌓인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무거워져 그를 짓누른다.
심지어 지나가던 사람이 올라타서
단단하게 다져지기도 하고,
눈을 뭉쳐서 나에게 던지기도 한다.
눈이 오는 것은 자연 현상이므로
막을 수가 없다.
살면서 힘든 일들이
우리 마음에 내리는 것은
막을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자연과 다른 것은
우리의 노력과 의지로
우리 마음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온도를 나타내기만 하는
온도계가 아니라,
보일러처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온도 조절기인 것이다.
가끔은 운좋게 싸리눈이 내릴 때가 있다.
함박눈은 그대로 무겁게 쌓이고,
쉽게 뭉쳐지며, 물과 합쳐지면
더욱 단단해지는데,
싸리눈은 다르다.
바람만 불면 흩어져 이리 저리
날아다닌다.
우리의 마음 온도가 높지 않아
내리는 눈이 겁난다면,
가끔 바람이라도 만들어
눈을 흩어야 한다.
그럼 우리 마음의 온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눈이 오면 눈이 오는가보다."
"겨울이라서 그런가보다."
그렇게 본척 만척 해야 한다.
한 송이, 한 송이 일일히 신경쓰면,
그것이 내 마음의 온도를
차갑게 내린다.
"저러다 금방 녹겠지."
라는 생각으로
눈을 바라봐야 한다.
그것은, 주어진 환경에 절망하지 않으며,
나에게 상처준 이도 가끔은 보아 넘기며,
잘못한 나 자신을 가혹하게 대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한 겨울에 내리는 눈을 대하는
마음 온도 조절기 매뉴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