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그땐 그랬다.
여자와 남자 구분 없이
말타기를 하고 놀았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수 십년 전에는 그랬다.
내가 타자마자 무너뜨려보겠다고
멀리서 도움닫기를 하고
힘껏 뛰어올라 엉덩이로
친구 등을 찍었었다.
수 십년 전에는 그랬다.
얼마나 오래
등이 찍혀지든,
얼마나 오래
친구 엉덩이에 머리를 박든
상관없었다.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느껴지는 그 가슴 짜릿함,
이기고 나면 터져나오는 가슴 벅참,
지고 나면 이글이글 타오르는 복수심,
그 모든 게 재밌었고, 기분 좋았고, 행복했다.
몇번을 이겼는지,
얼마나 오래 머리를 박았는지는
행복감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나 저러나 행복했다.
수 십년 전에는 그랬다.
인생이라는 말타기를 하는 지금도
수십년 전처럼 가슴이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타든, 내가 박든
이러나 저러나 행복하게.
삶은 한바탕 게임이니까.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