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꿈을 드리블하다.
풋살을 하다가 손가락을 다쳤다.
대부분의 부상이 다리나 발목처럼 하체에서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엔 꽤 드문 일이었다.
왼손으로 상대 수비수를 블로킹하며 드리블하던 순간, 수비수가 다시 한번 몸을 날려왔다.
그 짧은 순간, 내 손가락은 본래 가동 범위를 넘어 역방향으로 꺾여버렸다.
심한 통증이 밀려왔고, 직감적으로 '이건 단순한 접질림이 아니다'라는 걸 느꼈다.
다행히 엑스레이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통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일상적인 운동은 물론이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조차 쉽지 않다. 운동은 2주째 멈췄고, 글도 함께 멈춰 섰다.
몸이 멈추자 마음까지 따라 멈추는 기분이다.
작게는 하루하루의 루틴이 깨졌고, 크게는 ‘지속한다’는 작은 목표 자체가 흔들린다.
8화에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부상이야말로 운동을 지속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적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쓸 땐 단지 관찰과 통찰이었지만, 지금은 그 말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조금 억울한 건, 일부러 격한 충돌을 피하며 조심히 플레이해 왔다는 점이다.
무리하지 않고, 내 몸을 아끼며 운동했는데도 결국은 한순간이었다.
모든 부상은 그렇게 찾아온다.
조심만 한다고 피해 지지 않는 게 부상이다.
그저 '오늘도 괜찮겠지'라는 방심의 문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이제는 '몸을 아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겠다.
아낀다고 방어가 되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부상은 예고 없이 온다. 운동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태도는, 잘하는 것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닌 '지속하는 것'이다.
멈춰야 할 때는 멈추고, 쉬어야 할 때는 쉬면서, 다치지 않고 오래 하는 것. 이 단순하지만 어려운 목표가, 어쩌면 운동뿐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손가락 하나를 다쳤을 뿐인데, 온몸이 멈추고 마음이 불안해진다.
부상은 단지 육체적인 상처가 아니다.
생활의 리듬을 무너뜨리는 불청객이다.
잠시 강제 휴식을 가지고 있는 이 시간을 통해 다시 배우고 있다.
지속하되, 멈추는 법도 배우는 것이 운동이고, 삶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