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한 살 터울의 동생이 한 명 있다.
함께 지내며 수많은 동정의 행동과 감정들을 나눴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동생은, 잘못된 선택으로 먼저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나는 이 경험을 ‘실패’라는 단어로 자주 표현한다.
그 실패는 단순히 ‘지키지 못함’, ‘책임’이라는 말로 정리되곤 했다.
그러던 중 『타인의 고통』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그 안의 문장들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실패의 원인, 혹은 내가 가진 시선에 대해서.
나는 아닌 척, 모르는 척 하면서
기부나 헌금도 했고, 정말 어쩌다 한 번씩은 봉사 현장에도 나갔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행동들조차 결국은 연민이었다.
내가 했던 연민의 시선과 손짓들은
정작 누군가의 고통을 치유해주지 못했다.
그저 헛헛한 배부름 같은 잠깐의 감정,
그리고 매일의 스스로를 더 우울하고 작게 만들 뿐이었다.
되려 그런 연민은, 그 당사자들을 더 초라하게 만들기도 했고
나 자신은 그런 모습에 우쭐해지거나, 누군가를 판단하기도 했다.
내가 누구를 불쌍히 여길 자격이 있는가.
누가 누구를 도울 사람이란 건가.
『타인의 고통』을 읽으며
나는 연민이 가진 한계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타인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빈자리’를 함께 바라보는 것.
그게 연민을 넘는 연대이고,
내가 앞으로 생각하고 싶은 공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