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패스가 사람들의 생활 반경을 점점 더 좁히고 있다. 이러다가 어렸을 때 상상했던 것처럼 소파 위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바이러스가 아니라, 이를 이용한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통제와 간섭이 꽤나 성가신 나날들이다. 미리 예상은 하고 있었다. 몇 퍼센트의 접종률을 달성해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그래야 하는지는 납득이 가지 않지만 그게 무엇이든 어지간히 했으면 이제 그만 좀 강요했으면 좋겠다. 영화 '친구'의 대사에서처럼 '고마해라, 많이 뭈다 아이가'라고 하고 싶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몸, 그 몸을 채우고 있는 존엄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에게 있어서 몸은 신이 내게 부여한 내 고유한 영토, 나의 땅이다. 이 영토의 국경은 내 피부이고 그건 신만이 허락할 수 있는 최후의 경계선이다. 나는 이 건강하게 가꾼 옥토에 신과 내가 허락하지 않은 어느 것에 의해서라도 침략당하는 모욕을 참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내 영토로 이 세상에 아무런 범죄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몸이라는 나라의 군대이자 유일한 군인이다. 나는 명분 없이 침범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내 영토를 지킬 것이다. 그것은 내게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