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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선 Aug 15. 2023

내 머릿속 비평가

가장 악질의 비평가는 내 머릿속에 산다. 

실제로는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데 

작업을 하다 보면 온갖 악질 비평가의 홀로그램이 말풍선처럼 떠오른다. 

그 비평가들의 비평에도 동요되지 않고

각종 악질 홀로그램이 제 풀에 꺾여 사라질 즈음 

단단하게 작품이 완성된다. 


악질의 비평가는 내가 시기적절하게 잘 대응하지 못했던

삶에서 실제 맞닥뜨린 온갖 편견과 영혼을 갉아먹는 '나쁜 놈'들의 잔상이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아 생긴 것들이다. 

나는 작업을 하면서 이들과 싸운다. 

그리고 이들의 공격에 초연해질 때까지 작품을 단련시킨다. 

작품에서 그런 나쁜 기운과 트라우마적 기억이 걷혀서

더 이상 생각조차 나지 않을 때

내 작품은 작품이 된다. 


작품은 보이는 것을 만들고 모방하는 과정이 아니다. 

내 마음에서 가장 순수한 것을 만들어내는 나의 삶의 조각이다. 

'나쁜 놈'들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지만,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는다. 

내 영혼의 정화작용이 아직은 

'나쁜 놈'들의 세상보다 더 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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