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푸른, 하늘과 같이 푸른
하늘 같은 물속에 커다란 상어 한 마리
무섭게 생긴 상어 한 마리
해변 바윗돌을 연달아 치고 있다
바다로 다시 가고픈 걸까
뭍으로 올라오고 싶은 걸까
건져낼까 말까
저것은 무서운 상어일까
아직은 싱싱한 몸통
그래도 살아있는 놈이길 바랐는데……
누가 그랬을까
에이!
머릿속을 누가 파먹었어
유람선 한 대가 섬 위를 조용히 배회한다
난 나보다 작은 섬 위에 앉아
사실이 아닌 것 같은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본다
건너편에서 엄마가 힘없이 쭈그려 앉아 날 부르는데
작고 거친 바위 돌 틈 사이 얕은 바다로 빠져버릴까 봐
가기를 망설인다
바다가 푸르다
하늘이 푸르다
머리 빈 상어 한 마리
해안가를 두들긴다
아직은 신선한 핏물이 머리 위로 베인다
*내 마음속 어떤 풍경이다. 그곳은 매우 고요하다. 그리고 밝음과 어두움은 있지만, 그것이 다르지 않다. 그리고 강한 색채가 있다. 내 시는 그림이고, 내 글도 그림이고, 내 춤도 그림이고, 나도 그림이다. 내가 물속에 있든지 하늘에 있든지 다르지 않다. 그곳엔 사람과 상어가 다르지 않다. 겨울도 춥지 않고 여름도 덥지 않다. 그렇지만,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이 그곳에 똑같이 존재한다. 나는 그 속의 풍경을 조금씩 퍼내어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