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았는데, 왜 마음이 비어 있을까

Part 1. 공허 속에서 버티는 나

by youngvocati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마쳤다.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이 빠진다.
휴대폰 화면을 멍하니 넘기다가
그냥 꺼버렸다.

그리고,
꺼진 화면 속에 비친 내 얼굴을 바라본다.
익숙하지만 낯선 얼굴.
조용히 흘러가는 풍경 속에서
마음이 텅 빈 채 가만히 멈춰 있다.

몸은 분명히 지쳤는데,
마음은 이상할 만큼 아무렇지 않다.
무언가를 잔뜩 해낸 하루였는데,
어딘가 계속 어긋나는 기분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동안은 이런 감정을 애써 무시해왔지만
오늘은 무시하지 않았다.


나는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

정해진 시간에 힘들게 일어나 준비했고,

일터든 학교든 내 자리를 지켰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정말, 아무 문제 없는 하루였다.
누가 봐도 성실했고, 충분히 바빴다.

그런데 왜, 마음은 이렇게 비어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그저 시키는 대로 움직여왔다.

나라는 사람은 빠진 채,
꼭두각시처럼 남들이 하라는 일들을 따라 살아온 것 같다.

내 삶인데도
어쩌면 단 한 번도
내가 주인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그런 나에게
끊임없이 목표를 제시했다.

“이제는 이걸 해봐야지.”
“너도 남들처럼 안정된 길을 가야지.”
“성공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야 해.”

나는 그 말들을 받아들이고,
그걸 내 목표인 줄 알고 달려왔다.
어쩌면 진짜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계속, 앞으로.


공허함은 이유 없이 찾아오지 않는다.

그건 마음이 보내는 조용한 신호다.

너무 오랫동안

내 감정, 내 욕구, 내 진심을

뒤로 밀어둔 채 살아왔다는 증거.

‘나’는 사라지고 ‘해야 할 일’만 남은 하루.

겉으론 문제없지만, 속은 텅 빈 그 이상한 감각.


사람들은 말한다.

"아직 몰라서 그래"
“계속 바쁘게 살면, 괜찮아질 거야.”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언젠간 좋아질 거야.”

하지만 나는 지금도 충분히 바쁘고,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런데 왜 이토록
마음은 공허할까?


어쩌면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하루를 채우는 데 익숙해지고,
살아가는 감각은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다들 그렇게 사니까.

그렇게 쌓인 하루들 위에,
이제는 나 자신조차 어딨는지 모를 만큼
희미해진 감정만 남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 공허함을 피하려 하고 무시하려 한다.

더 많은 목표, 더 빠른 속도, 더 자극적인 무언가로.

하지만 때로는

그 빈자리를 억지로 채우는 대신,

그저 잠시 들여다보는 일이 더 필요하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뭔지,

내 삶에 진짜 빠져 있던 건 뭔지,

조용히 마주할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마음이 비어 있다는 건 삶이 끝났다는 뜻이 아니다.

그건,

내가 내 삶을 다시 써 내려갈 수 있다는 시작점이다.

그리고 공허함은,

내가 아직 깨어 있다는 가장 조용한 증거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잠시 멈추게 되었다면,

핸드폰을 끄고, 음악도 끄고,

조용히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지?”

“그리고 앞으로, 나는 어떤 하루를 살고 싶은 걸까?”


그 질문에서부터

당신만의 삶이 다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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