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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원 작가 Dec 09. 2023

책 읽을 때 반드시 '기록'해야 하는 이유

'기록' 없이 책 읽고 있으면, 그냥 책 읽지 마세요!


1. 기록하지 않으면 남지 않는다.⠀


3~4시간을 투자해 겨우 한 권의 책을 다 읽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후 읽었던 내용을 다 잊어버린다면? 왠지 모르게 억울하고, 책을 읽었던 시간이 아까울 것 같지 않은가?

우리는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 다시 책을 꺼내 읽었을 때 책의 내용과 그때 느꼈던 감정을 떠올릴만한 ’장치‘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

누군가 모든 것을 기록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와.. 당신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이 모든 것을 ‘기억’하기 위해 전부 다 그렇게 기록하다니.


이와 같은 말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제가 모든 것을 기록하는 건 맞지만,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잊어버리기’ 위해 기록한답니다.


우리 뇌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양을 기억할 능력이 되지만, 그러기 위해서 잊어버릴 내용은 제때 지워버려야 한다. 우리가 책을 읽고 기록하는 것은, 책을 통해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던 많은 정보 중 내게 필요 없는 정보들은 잊어버리고, 내게 필요한 정보들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2. 기록은 독서를 꾸준히 하게 돕는다.


기록은 내가 깨달은 것을 머릿속에 남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도 하지만, 궁긍적으로 독서가 꾸준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동기 부여자의 역할을 한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다.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곧 풀어지는 상황”을 뜻한다.

이러한 일은 독서에서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미 여러 번 경험해보지 않았는가?

나는 처음 독서를 시작하고 ‘에버노트’라는 곳에 느낀 점과 발췌 내용 등을 기록했다. 그리고 읽은 책마다 순서대로 번호를 매겼는데, 이 별거 아닌 것 같은 번호들이 묘한 뿌듯함을 주었다.

번호가 5번, 10번 등으로 올라갈 때마다, “내가 책을 꾸준히 읽고 있구나” 하는 뿌듯함을 줬다. 5권 즈음 읽고 작심삼일에 빠질 뻔할 때면 눈에 보이는 번호를 10번으로 올리고 싶은 욕구가 생겼고, 그렇게 한 권 한 권 늘려가다 보니 어느새 200권의 책을 돌파할 수 있었다.

책의 기록 맨 앞에 붙이는 이 ‘번호’만 해도 이렇듯 뿌듯함을 준다. 하물며 책을 읽고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과 느낀 점들이 빼곡히 적힌 기록들은 독서의 좋은 동기 부여자 역할을 할 것 같지 않은가?

읽은 책들을 기록하지 않았다면, 50권의 책도 읽지 못한 채 나의 독서는 흐지부지 끝났을 것이다.

3. 기록은 책의 내용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책을 읽고 리뷰를 기록하는 일을 하다 보면, 종종 막히는 부분을 느끼기 쉽다. 나는 꾸준히 리뷰 글을 작성 중인데, 이렇듯 막히는 부분에 대한 고민 탓에 기록을 적는데 1~2시간이 걸리기 일쑤였다.

이렇듯 막히는 부분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그 부분에 대한 나의 ‘이해 부족’일 수 있다.

우리는 ‘기록’을 통해 내가 이해한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확인하게 된다. 이는 교육학에서 말하는 ‘메타인지(Meta cognition)’에 해당된다.

쉽게 말하면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리고 '내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라고 정리할 수 있다.

나는 메타인지가 독서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책을 읽은 후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내가 책에서 이해한 부분과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을 거쳐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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