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한 자리에 서서 계절을 여행한다. 모든 유기체가 그렇듯 나무도 물을 품고 있다. 물이 얼어 팽창하면 세포가 터진다. 죽지 않으려면 겨울 여행을 잘해야 한다. 동물은 세포에서 당을 태워 열을 내지만 식물은 다른 방법으로 추위를 견딘다. 겨울이 다가오면 잎에 보내던 수분과 영양을 끊는다. 그래서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진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중에서
1. 이 부분을 읽기 전까지 나무는 나에게 풍경이었다. 봄에 새잎이 돋아나고 여름에 푸르르다 가을에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것은 나에게 계절의 변화를 의미했다. 그것을 보며 올해를 잘 보내고 있는지 남은 한 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보고 낙엽이 지는 이유를 나무의 관점에서 알게 되었고 내가 모르는 세상에 대한 경외감이 들었다.
2. 과학자가 아닌 사람이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볼 수 있는 것까지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을 통해서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시의 세계부터 우주에 이르는 거대한 세계를 보고 생각할 수 있게 되면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마치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면 그 나라의 문화까지 배울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과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하기는 쉽지 않지만 관심이 가는 영역부터 익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