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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욱 May 30. 2021

책 읽는 디자이너 생각이 담긴 디자인 (2/2)


'책 읽는 디자이너, 생각이 담긴 디자인'이라는 글을 통해 디자이너가 책을 읽었을 때 가지는 이점과 책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책 읽는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다룹니다.




어떻게 읽어야 할까?


책 읽기의 중요성은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그것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나 역시 전공과 관련된 책이 아닌 일반적인 독서를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한 것은 3년 정도 전부터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일까? 가장 큰 계기는 전자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이고, 그 밖에도 몇 가지 스스로 터득한 방법들 덕분에 책 읽는 것이 생활이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이 방법들이 효과가 있을 것 같아 소개하고자 한다.


1. 타이머를 맞춰놓고 읽기


책을 단숨에 읽기는 쉽지 않다. 독서가 취미인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을 수 있겠지만, 나를 포함한 보통의 사람들에게 독서는 어쩌면 해야 하는 숙제 같이 힘든 일이다. 나는 책을 빠르게 읽고 싶었다. 책 읽는 것은 싫지만 거기에 담긴 지식은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 때 '한 번에 얼마나 많이 읽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책 읽는 것은 부담이 되었고 아무리 빨리 읽으려고 해도 아직 수백 페이지가 남은 책은 나를 지치게 했다.


어느 순간 관점을 바꿨다. 책에서 지식을 얻는 것보다 책 읽는 행위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30분 정해놓고 빨리 읽으려고 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러자 오히려 책의 내용이 더 눈에 잘 들어오기 시작했다. 30분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고, 그 시간 동안 나는 불안한 마음 없이 꽤 많은 분량을 읽을 수 있었다. 요즘은 '포레스트'라는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앱에서 30분 시간을 맞춰놓고 책을 읽고 있다. 30분이 지나면 내가 설정한 '사과나무' 한 그루가 심어지고 일주일이 지나고 나면 몇 그루나 심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시각적으로 독서 활동을 기록하는 것도 동기부여가 되는 좋은 방법이다.


꼭 30분일 필요는 없다. 5분이어도 괜찮고 1분이어도 괜찮다. 1분 동안 무슨 책을 읽냐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2~3 페이지를 매우 집중적으로 읽을 수 있고, 읽고 난 뒤 읽은 내용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어 독서 1분의 효과도 크다고 할 수 있다.


2. 스마트폰으로 읽기


앞에서 언급했듯이 내가 독서 습관을 가지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리디북스에서 '초예측'이라는 전자책을 구매해 읽었는데 평소보다 책이 잘 읽히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작은 화면에 텍스트가 몇 개 없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는 부담이 덜했기 때문이었다. 전자책을 스마트폰으로 읽기 전까지 깨닫지 못했는데, 종이책은 펼쳤을 때 두 페이지에 가득한 텍스트가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는 또 다른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지하철을 타면서 읽을 수 있고, 약속 시간에 늦는 친구를 기다리며 읽을 수도 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 오기를 기다리고 타고 이동할 때도 읽을 수 있다. 그렇게까지 읽어야 하나 싶지만 실제로 해보면 기다리는 시간도 빨리 가고 책 읽는 보람도 있다. 나는 아래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스마트폰 홈 화면에 리디북스 위젯을 설치해 놓았다. 이렇게 하면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읽고 싶은 책을 빠르게 열 수 있어 좋다.


스마트폰 홈 화면에 설치된 리디북스 위젯.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의 진도도 알려주고, 책을 읽고 싶을 때 빠르게 책을 펼칠 수 있게 해 준다.


나는 한 번에 많이 읽는 다독(多讀)보다 조금씩 자주 읽는 빈독(頻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책을 오래 읽다 보면 눈은 책을 읽고 있지만 머리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씩 자주 읽으면 책 읽는 부담도 덜하고 한번 읽을 때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는 것이 조금씩 자주 읽는데 효과적이다.


3. 읽고 싶은 만큼만 읽기


시간을 정해 놓고 읽고, 전자책을 활용해 읽어도 책 읽는 것이 바로 쉬워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책이란 페이지가 많고 내용이 어렵다. 이를 해결할 방법이 하나 있는데, 제목에 써놓았듯이 '읽고 싶은 부분을 읽고 싶은 만큼만 읽는 것'이다. 누구에게서 인지는 모르지만 책은 꼼꼼히 끝까지 읽어야 한다고 배운듯하다. 그럴 필요 없다. 책을 펼치면 유명한 사람이 써놓은 추천글이 있고, 본문을 읽기도 전에 지치게 하는 서문이 있는데 이 부분들을 다 건너뛰고 목차를 봤을 때 흥미가 생기는 주제부터 읽어도 된다.


그리고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다. 책의 일부만 읽어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책을 구매한 것이 아까워 책을 끝까지 읽으려고 하다가 독서에 흥미가 떨어지는 것보다 읽고 싶은 만큼만 읽는 것이 더 현명하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거나 '밀리의 서재', '리디셀렉트'와 같이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책을 다 읽지 않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덜 수도 있으니 이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4. 서점에 가기


마지막으로 책 읽는 것에 흥미를 갖게 하는 방법으로 서점에 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서점에 가면 수많은 책이 책장에 꽂혀 있고 책장에 기대거나 바닥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 꼭 책을 사서 돌아오지 않더라도 서점에 가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고 싶어 진다. 요즘 어떤 책을 사람들이 많이 읽는지 베스트셀러를 모아놓은 곳도 둘러보고, 서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책을 펼쳐 보다 보면 집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이 생기게 마련이다.


서점에 가면 좋은 또 다른 이유로 그곳에 책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책이 아닌 종이책 말이다. 나는 혼자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산책 겸 서점에 간다. 특히 전자책을 읽고 난 후로는 서점에 가서 스마트폰으로 읽었던 책을 다시 찾아보곤 한다. '아 이 책이 이렇게 생겼구나' 읽었던 책이라도 종이책을 보면 반갑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다. 전자책은 장점이 많지만 종이책만이 줄 수 있는 그 특별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또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성취감이나 만족감도 종이책의 그것과는 다르다. 이렇게 서점에서 실제 책들을 보면 자칫 전자책만 보며 잃어버릴 수 있는 책이라는 감성을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어 좋다.


마치며


어떤 것이든 잘하기 위해서 연습이 필요하듯 책 읽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오늘 소개한 내용이 책 읽는 연습에, 더 나아가 책 읽는 습관을 갖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내가 읽었던 책들 중에서 디자이너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들을 골라 간단하게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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