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작은 실천, 그리고 과정
‘키다리 아저씨’의 환상
- 사랑: 작은 실천, 그리고 과정.
가끔 우린 키다리 아저씨가 되길 원한다. 재력을 갖추고 그 재력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남을 적극 돕길 원한다. 키다리 아저씨는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많은 재력가들이 이랬으면 좋겠다.
어쩌면 키다리 아저씨는 환상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에게 부족한 건 없다. 언제나 주는 입장에 있다. 많이 주고도 대가를 전혀 바라지 않는다.
재력을 갖추지 않아도 남을 도울 수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키다리 아저씨들이 아니다. 모두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어려운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먼저 내민다. 이웃을 돕는 데엔 재력보다 공감과 유대가 빠르고 힘이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린 여전히 키다리 아저씨가 되려고 하는 걸까? 우리가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픈 욕망이 과연 남을 돕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남을 돕고도 대가를 바라지 않을 만큼 재력을 갖추고 싶은 것일까?
재력만이 아닐 것이다. 소위 피라미드 상층부로 가려는 대부분의 목적이 키다리 아저씨 논리의 연장선에 있진 않은지 조용히 묻게 된다.
지금 여기서 행복하지 않다면 그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미래의 불확실한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시키는 사람이 준비성이 철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천한 도움밖에 줄 수 없다면 그 도움을 주면 된다. 지금 여기서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어쩌면 평생 사랑을 실천할 준비만 하다가 끝날지도 모른다. 사랑의 사람은 지금 여기서 사랑한다.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어떤 목표에 다다랐을 때에야 실천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니다. 인생은 과정이다. 모든 과정이 작은 사랑의 실천으로 조용히 메워지고 있는 사람. 나도 당신도 모두 이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