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늙어간다는 것
오늘 오후에 참석한 사촌동생의 결혼식에서 십 년이 넘도록 보지 못했던 친척들을 만나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편안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그 어떤 칭찬보다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가치관이 바뀌기 시작한 이래 내 얼굴에서도 내 분위기에서도 긴장감이 아닌 편안함이 자연스럽게 묻어나고 있다는 가시적인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성적인 회심이 아닌 삶에서의 회심은 얼굴도 분위기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는 것이다. 순간 내 삶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잘 늙어간다는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