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위한 준비

외로움엔 배려가 없다

by 김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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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서로 입냄새를 숨기며 하는 가벼운 굿모닝 키스. 결혼 13년 차 부부지만, 아직도 수줍기만 하다. 물과 함께 각자에게 주어진 알약을 하나씩 복용한다. 함께 해온 시간은 기쁨만 선사하진 않았다. 지병이 하나씩 생겼고, 덕분에 까먹길 잘하는 아내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이 될 정도로, 아침을 약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함께 함은 행복이다. 그러나 분명 6개월 뒤 다시 한 집에서 살게 되면 어느 정도 서로에게 적응하는 시간이 또 필요할 테다. 떨어져 있음은 외롭지만, 그 외로움은 철저히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 차이는 배려다. 함께 함은 배려가 필요하다. 외로움엔 배려가 없다. 그 배려는 서로를 이해하고 용납하고 더욱 사랑하게 해 준다. 그러나 동시에 그 배려는 여태까지 한 몸이어서 몰랐던 외로움의 이기적인 실체를 철저히 부숴 버려야만 하는 운명을 지닌다. 관성을 가진 무언가가 파괴된다는 건 아픔을 동반하는 법이다. 비록 그것의 속성이 선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떨어져 있는 3년이란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함께 할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난 이렇게 준비하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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