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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교육에서의 혁신은 무엇일까?

7년차 테크 교육 기획자의 회고 시리즈 (1)

테크 교육에서의 혁신은 무엇일까?


고집스럽게 이어온 고민이다.

나는 그간 너무 압축적으로 성장을 한 나머지, 내가 무엇을 잘해왔는지, 어떻게 잘해왔는지를 돌아보지 못했다. 지금의 나는 문제를 마주하면, 해결가능한 지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블랙박스처럼 잘 설명하지 못한다. 누군가 나를 인터뷰하거나 질문을 찌르면 잘 나온다. 스스로 짜내기는 굉장히 힘들다.


지난 몇년간 그것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쏟아부었다.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지기 일수였고, 기대와 다른 반응에 마음이 무너진 적도 많았다. 그래도 자그마한 희망을 씨앗삼아 정말 나를 갈아넣으며 버텨왔다. 그 자그마한 씨앗은 공동체의 성장이었다. 그리고 비로소 내려놓았다. 내가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정확히는 혼자서 더 최선을 다해낼 자신이 없었다.


반대로, 내가 그동안 천착한 것은 무엇인지 돌아봤다. 무엇에 그렇게 집중하고, 조심스러워하며 지켜왔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어떤 지점에서 성장하고, 교훈을 얻고, 또 더 잘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회고해봤다.


그건 바로 ‘사용자경험’ 이었다.

내가 고민해왔던 키워드는 ‘인식’, ‘경험’, ‘피드백’ 이었다.


테크 교육에서 가장 대표적인 오해가 Input 이 있으면 Output 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끝내주게 좋은 커리큘럼을 만들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여긴다. 그렇지 않다. 교육의 결과는 Output 이 아니라 Outcome 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성장지점/목표를 위해 주어진 기간에 가능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테크 교육에서는 특히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Input 과 Outcome 사이에 '설계' 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술적 요소에 대한 배움은 목표 달성으로 이어져야한다. 기술에 대한 배움에서 그치면 모듈을 모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테크를 이용해 실제의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주도성을 가지고 배움을 이어가야 한다. 내가 문제를 풀어가는 주도적 과정을 통해 얻는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없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이어지기 어렵다.


테크 교육의 혁신은 ‘기술’ 이 아니라 ‘경험설계’ 라고 생각한다. '기술' 을 정의하고 조직하는 것은 필요하다.내 주변에서 경험을 오래 쌓아온 테크 교육 종사자들은 아래와 같은 고민과 비슷한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목표를 기반으로 멘탈 모델을 경험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스스로의 학습경험을 설계하고 이어가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스스로의 성장을 위한 환경을 만들고 전방위적인 협력을 이어가게 할 것인가?

우리가 제공하는 교육은 학습자의 목표를 위한 솔루션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있는가? 그건 실현 가능한가? 어떻게 하면 가능한가?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메세지를 던질지, 어떻게 던질지를 수없이 고민하고 시도해왔다. 어떻게 전달되느냐에 따라 행동의 방향과 반향이 달라지는 것을 많이 봐왔다. 의도한 설계의 방향으로 함께 가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하고, 또 많이 교정했다. 안테나가 아주 민감해지는 경험을 쌓아왔다.


그래서, 교육 설계/운영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공감력’ 이 아닐까 싶다. 공감을 해야 사용자의 파장에 가까워질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으며, 정답이 아닌 최적의 답을 찾아갈 수 있다. 고객의 성장지향지점에 따라 교육의 모양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개선하며 나름의 싸이클을 찾아간다.


개인적으로 테크 교육 설계/운영에 몸을 담는다면 아래 네가지 영역의 트레이닝을 의도적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네가지 영역의 범위에서 많은 상황과 문제가 반복되는 것 같다.

Design Thinking :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 개선사항 발견

Coaching : 고객의 문제 발견하기 —->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제시

UX Writing : 고객의 문제에 공감하기 —-> 변화를 끌어내는 글쓰기

Experience Design : 교육 커리큘럼 —-> 고객의 성장경험을 위한 최적설계/변화 제공


테크 교육에서 마주하는 문제는 ‘테크’ 가 아닌 ‘설계’ 와 ‘운영’ 을 통해 효과적인 해결지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필요한 '테크' 를 정의하고 컨셉에 맞게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기본을 넘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무엇'이 아닌 '어떻게' 이다. 이것은 결국 고객의 문제를 ‘잘’ 풀어내려는 ‘사용자경험’ 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고, 또 마무리된다. 테크 교육에 몸을 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주제의 전문가 또는 전달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경험’ 의 전문가는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목표를 향한 여정에서의 ‘경험’과 그 연속으로 달성되는 ‘목표달성’ 이다. '기술' 과 '수요' 는 점점 올라오고 있다.  '기술' 전문가와 '교육' 수요자를 잇는 '경험설계' 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업계에 절실히 필요하다. 항상 문제는 탁월한 '연결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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