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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큘럼만을 내세우지 말아주세요

부트캠프에서의 핵심은 커리큘럼이 아니에요.

최근에 가장 안타까운 감정을 느낄 때는 커리큘럼 또는 강사만 강조하는 부트캠프를 만날 때에요.

정확히는 커리큘럼과 강사를 강조할 뿐, 학습자의 여정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부트캠프를 만날 때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중 대부분은 특별한 커리큘럼이 아닐 뿐더러, 커리큘럼 자체로는 경쟁력이 되지도 않아요. 커리큘럼을 내세우는 곳들 상당수는 많은 내용을 배울 수 있다고 자랑해요. 그건 절대 자랑이 아니에요. 부트캠프를 하는 기간 내에 학습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입니다.


커리큘럼을 자랑한다면 넓은 범위가 아닌 선택된 범위에서의 숙련도를 앞세워야 보다 바람직합니다. 넓은 범위를 배운다는 것은 무언가를 배웠다는 안심, 즉 불안감을 상쇄하는 효과를 줄 뿐이에요. 학습자의 성장과 성취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오히려 멀어지죠.


부트캠프를 만드는 분들은 고민 또 고민해주세요.


덜어내고 덜어내고 덜어냈을 때 남는 코어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코어를 지탱하는 가지들은 무엇인가 하구요. 그렇지 않으면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해서 모두 넣어버렸지만, 실제로는 필요가 적은 종합 선물세트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만족합니다. 우리는 필요한 걸 다 넣었어. 잘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구요. 하지만 구성원들은 그 커리큘럼을 소화하지 못하죠. 구성원들의 잘못이냐구요. 아닙니다. 이건 설계의 착오입니다. 학습과 성장에 대한 고려가 없이, 인풋을 하면 아웃풋이 나온다는 전형적인 1차적 접근에서 출발한 오류입니다.  


지금과 같은 경쟁상황에서는 더욱 많은 고려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접근하고 있는 것이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이 요소들은 얼마나 어떻게 학습하도록 해야하는지 등을 말이죠. 입체적인 접근을 해야 합니다. 게다가 커리큘럼만으로 부트캠프의 고객들을 설득하겠다는 것은 이 시장에 대해 정말 나이브하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달라졌어요. 고객들은 커리큘럼과 같은 단편적인 요소가 아닌 이 부트캠프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운영진은 이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 관점을 이 부트캠프에 어떠한 디테일로 녹여냈는지와 같은 인식, 과정, 성장, 의미와 같은 경험적 요소들로 부트캠프를 판단합니다.


이제는 이것들이야말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치명적으로 날카로운 경쟁우위 요소에요. 경쟁의 지형은 변했습니다. 고객들이 고민하는 지점을 날카롭에 뚫어야만 합니다. 이전에는 좌판에 상품을 올려놓기만 하면 팔렸다면, 이제는 신중하고 사려깊게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 선택받습니다. 이렇게 바뀐 시장을 이해해야 합니다. 시장을 보는 눈을 바꾸지 않으면 경쟁상황을 고려할 수 없고, 경쟁상황에서 절대로 우위를 점할 수 없습니다. 고객이 있어야, 유저가 있고, 유저가 있어야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고객들에게 우리의 경쟁적 강점을 인식시키는 브랜딩을 통해 시작할 수 있고, 브랜딩은 결국 부트캠프의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한 섬세한 고려와 유저들의 경험에서 빌드업됩니다. 이것이야말로 부트캠프의 성장방정식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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