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가치제안의 싸움(Battle) 을 걸어야만 합니다.
많은 분들이 '퀄리파이'를 '패스'로 착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자격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은 단지 경쟁의 출발선에 설 자격을 얻은 것일 뿐, 그것을 뛰어넘는 특별한 '원씽(One-thing)'이 없다면 무수한 경쟁자 중 하나로 줄 세워지고 맙니다. '우리 정말 잘하는데 왜 안될까'라는 고민은, 제안자가 '설명과 전달'의 태도로만 임했을 뿐 '설득과 제안'의 싸움을 걸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경험이 없다면 걸 수 없는 싸움입니다.
왜 수많은 장점과 자격(Qualify)을 모두 갖추고도, 우리의 시도와 제안은 번번이 선택받지 못할까요?
반대로, 특별한 '원씽'이 있다면 퀄리파이가 조금 부족해도 선택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 선택의 범주에 들어오면, 부족한부분은 조율하면 될 일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장점을 하나의 뾰족한 가치 제안, 즉 '원씽'으로 꿰어내어 협업의 당위성을 설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난 똑똑하고 일을 잘해'라는 접근과 '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특별한 가치를 줄 수 있어'라는 접근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특히 자신의 영역에서 확고한 지배력을 가진 플레이어일수록 이런 시선의 전환은 더욱 어렵습니다.
이제, '부트캠프 공급의 포화'와 'AI의 보편화' 라는 키워드는 교육시장에 아주 새로운 변혁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AI를 커리큘럼에 도입하는 차원이 아니라, 경쟁과 성장의 관점으로, 이 거대한 변곡점에서 '우리가 가진 프로덕트와 플랫폼의 가치를 어떻게 인식시키고 임팩트를 확장할 것인가' 가 새로운 경쟁의 기준과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변혁의 시기에는 보다 본질적인 고민으로 플레이하는 곳들이 승리를 가져오더라구요. 변혁의 의지를 담은 대담한 제안은 용기가 되고, 하던 것을 지키려는 수성 전략은 잠식의 게임이 될 뿐입니다. 물론 본질적으로 수성전략이 적합한 경우도 당연히 있습니다.
현업의 시선을 잠시 떠나,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던, 스토브리그의 저의 경험들이 이 관점과 시선을 더욱 날카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줬습니다. 스토브리그 기간에 제가 가장 많이 한 것은 가족과의 충전과 스스로에 대한 돌봄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생성형 AI 를 활용한 리서치와 보고서/프레젠테이션 제작에 시간을 쏟았습니다. 막연하게 AI 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가장 잘해야하는 일을 중심으로 AI 를 이용한 프로세스 최적화를 단단하게 만든 셈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업계 전반을 뜯어보고 각종 숫자들을 깊숙하게 들여다보고, 각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플레이하고 있는지 담담히 관찰했습니다.
그러고나니, 거대한 변혁의 흐름과 신호들이 보다 명확히 보이게 되었고 일종의 위기감마저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연장선에서, 이전 커리어에서 제가 '최적화'와 '재설계'를 키워드로 일해왔다면, 이제는 '표준화'와 '확장'이 저의 새로운 키워드가 되리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변혁의 연속선에서 저는 어떤 변화를 만들고, 또 어떠한 레버를 건드려야 할지도 치밀하게 구상하고 있습니다. 스토브리그의 막바지가 온 것 같습니다.
충분하게 충전과 회복을 이루었고, 넘칠 정도로 스스로를 돌보았으며, 스스로에 대한 역량점검을 통해 일과 프로세스의 최적화도 만들어놓았습니다. 무엇보다, 업계 안에서 바라보는 내부자의 시선이 아니라, 외부자의 시선에서, 거대한 변화와 역할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시선의 전환과 확장이, 제가 기대했던 이상으로 저에게 충족되었습니다. 10년전에, 이 업계에 처음 들어와 혁신과 임팩트를 만들어낸 것처럼, 이번 스테이지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만들어낼지 정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