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협업을 위한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최근의 고민 중 하나는 기술교육(데이터 분석 교육)에서 협업이 보다 잘 이루어지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데이터 분석은 그 자체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에 필요한 프로덕트가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거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역할을 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연관 분야에 대한 이해, 다른 직군과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실무에서 협업의 상황에 갑작스레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에서 여러가지 협업을 경험하고 레슨런을 누적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의 현업에서 협업을 적용해본 것이 아닙니다.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이고, 정답도 아닙니다. 하나의 사례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진행하고 있는 데이터 분석 교육에서는 당장의 기술강의와 진도를 나가기보다 협업을 통해 학습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맥락을 제공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협업의 그림에서 가장 쉽지만 효과가 적은 것이 ‘협업하세요’ 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측해봅니다.
제가 있는 현장에서는 협업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텍스트를 읽고 협업의 여러가지 상황을 가정해 모든 사람이 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내가 그리는 협업을 구상하고, 다른 이와 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혼자 모든 과업을 끌고 가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는 모양의 협업의 안 좋은 점에 대해 서로 공유했습니다. 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협업에 대한 그림이 서로간에 너무나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협업의 그림이 똑같다면 그것도 좋은 것은 아니지만, 확연히 다르다면 상황에 대한 해석지점이 달라 발생하는 부작용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활동을 ‘함께성장워크샵’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했습니다. ‘함께자라기’라는 책을 읽고 협업에 대한 공통의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변을 공유하고, 공유하는 과정도 둘 이상이 팀을 이뤄 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설계의 목적은 협업을 이야기하며, 협업을 하고, 협업의 그림을 나름대로 그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함께성장워크샵’ 이후에도 여러 가지 과업(수업, 학습, 프로그래밍, 피드백 등)을 팀 단위로 하거나 적어도 둘 단우이로 하도록 하고 이를 기본값으로 하고 있습니다. 협업의 의미를 공유하고, 하게 하고, 익숙하게하는 일련의 활동입니다. ‘협업하세요’ 라는 메세지를 던지지는 않습니다. 협업을 하는 상황, 맥락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협업은 교육과정에 흐르는 문화로서 명시적인 동시에 암묵적인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명시적으로만 협업에 대해 강조하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면 협업이 진행되거나, 지속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은 낮을 것 같습니다. 지속적인 설계와 수정, 보완이 필요한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기술 교육의 기획자가 기획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교육생들이 암묵적으로 던지는 메세지와 흐름에 민감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도 여깁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설계활동은 아래와 같습니다. 여러 단계에서의 설계를 통해 협업에 대해 어느 정도 기획한 의도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발과정에서의 협업에 대한 질문과 답변
워크샵에서의 협업에 대한 논의 및 상황제공과 토론
다함께 지켜가는 CoC(공동규칙) 협업하여 같이 만들기
교육과정에서 협업에 대한 지속적이고 명시적/암묵적인 행동
위 내용은 일반화될 수 없는 하나의 사례이며, 실험과 피드백을 통해 끊임없이 보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의 실행과 노력이 있다고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글쓴이는 연구자이자 기획자이며 프로덕트 매니저입니다.
꿈꾸는 데이터 디자이너 교육생으로 시작해 기획자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데잇걸즈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이터 교육 프로덕트 매니저로 길을 걷고 있습니다. 피드백과 인트랙션의 잦은 반복을 통해 성장을 지향하는 기술 중심의교육 문화를 꾸리는 데 목표가 있습니다. 연구자로서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파괴적 혁신 관점의 디지털 역량 학습 시스템 설계 및 방법론 개발’ 에 대한 연구와 관심을 집중하고 있고, 다양성과 젠더 관점의 렌즈를 기반으로 기술교육의 새로운 지점을 찾기 위해 팀과 개인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