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드디어 마무리하다
드디어 '처음 마주하는 순간'을 모두 담아냈다. 11월 말부터 매주 한편씩 써 내려갔다. 40대까지 살아온 지난 삶을 돌아보며 첫 마음을 회복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그때의 마음을 되새기며, 현재의 삶을 조금 더 익숙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10가지의 첫 순간을 되돌아보며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았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나는 잘해왔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여주고 싶다. 그 시간 속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눈물을 흘렸는지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아니깐. 사느라 잊고 지냈을 뿐, 늘 힘겨운 순간들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는 사소해 보였던 순간이,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누구에게나 첫 순간은 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새로운 처음이 다가온다. 계속 다가오는 처음들을 마주할 때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과 설레는 감정들이 뒤섞였다. 결혼과 육아 속에서 막연하게 두렵거나 걱정했던 일은 의외로 수월하게 넘어가기도 했고, 반대로 그때는 별거 아닌 줄 알았던 일이 큰 도전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때론 예상과 다르게 고통을 동반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번 겪어보고 나면 처음보단 수월해지고, 삶을 조금 더 배워본 자세로 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낯섦은 곧 익숙함이 되고, 익숙함은 또 다른 처음을 부른다.
각자의 처음은 다 다르다. 직접 경험을 하지 않고 함부로 예측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지, 나의 처음이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운 일이었을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가볍게 넘긴 순간이 누군가에겐 커다란 도전이었을 수도 있다. 직접 그 시간을 걸어보고 느껴본 자만이 말할 수 있다. 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는 주체가 다르기에, 같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지금 퇴사 이후, 모든 순간이 다 처음이다. 실업자, 전업주부, 다시 이력서를 준비하는 순간도 다 낯설고 어색하다. 집안일에도 초보, 구직급여 및 교육 신청조차 초보시절로 다시 돌아갔다.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조차 어렵다. 그럼에도 지나온 첫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그때의 마음을 떠올렸다. 설렘과 두려움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처음이 지나 익숙함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믿음이 내 안에 있었다.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다. 앞으로도 수없이 맞이하는 처음이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지금껏 지내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올챙이 적을 떠올리는 개구리가 되어보려 한다. 앞으로도 수많은 '처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그 순간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
연재일도 제때 지키지 못해 밀리기도 해지만, 그 순간들을 함께 기다려주고, 부족한 글에도 라이킷과 응원 댓글로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꾸준히 써 내려가며 더욱 깊이 있는 글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새로운 '처음'을 만들어간다. 당신은 지금, 어떤 처음을 마주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