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행복을 주는 기술

2장. 일상의 온도를 지키는 기술

by 이제이

Chapter 5. 하루에 한 번, 나를 웃게 하는 것들


《숨을 쉬고 있는 것은 대체로 무감각하게 지나치지만
코끝에 묻어나는 계절의 냄새는 나를 감각하게 한다.
봄은 싱그러운 찔레향이 나고
여름은 푹 끓인 쑥국향이 나고
가을은 찌릿한 낙엽 절구 짓는 향내라면
겨울은 알싸한 솔내.
숨 쉬는 동안 이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잠시 잠깐 미소 지을 수 있다.》

- 본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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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바쁜 날이라도 단 5분, 웃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하루는 실패한 하루가 아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무언가를 기다리는 마음이 있으면 하루는 조금 다르게 시작된다.
그 기다림이 꼭 크고 대단할 필요는 없다.
좋아하는 카페에서 마시는 진한 라테 한 잔,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어폰 너머 들려오는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
아니면 단순히 하늘이 맑은 날 그 자체가 기다림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일상은 대부분 ‘해야 할 일’로 가득하다.
일어나야 하고, 씻어야 하고, 일하러 가야 하고, 대화를 나눠야 하고, 피드백을 줘야 하고, 반응해야 하고…
이 모든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우리는 종종 '나'라는 존재를 잊어버린다.

그래서 나는 하루에 한 번, ‘나를 웃게 하는 일’을 만들기로 했다.
아무 이유 없이 나를 웃게 만드는 일, 억지로 웃지 않아도 저절로 미소 지어지는 것.

그건 유머러스한 친구와의 짧은 메시지일 수도 있고,
어디선가 본 귀여운 짤방일 수도 있고,
때로는 내가 직접 적어놓은 작은 문장 하나일 수도 있다.

“오늘의 나는 그럭저럭 괜찮다.”
“이 정도면 잘했어.”
“하루에 한 번 웃은 당신, 멋져요.”

이런 말들이 뭐가 대단하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말이 나를 끌어올려줄 때가 있다.
어른이 된 우리는 더 이상 누가 하루에 한 번씩 우리에게 다정한 말을 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해주는 말이, 웃음이, 참 소중하다.

삶은 원래 유쾌한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웃을 일이 귀한 거고,
웃을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감정의 회복력이 있다는 뜻이다.

숨을 쉬고 있는 것은 대체로 무감각하게 지나치지만
코끝에 묻어나는 계절의 냄새는 나를 감각하게 한다.
봄은 싱그러운 찔레향이 나고
여름은 푹 끓인 쑥국향이 나고
가을은 찌릿한 낙엽 절구 짓는 향내라면
겨울은 알싸한 솔내.
숨 쉬는 동안 이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잠시 잠깐 미소 지을 수 있다.

때로는 거울 앞에서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실실 웃고,
나만 아는 어이없는 농담에 빵 터지는 것도 괜찮다.
중요한 건 진심으로 웃고 있다는 그 순간이 있다는 것.

하루가 끝났을 때,
“오늘 나 웃었나?”를 떠올려 보자.
아무리 힘든 하루였어도 단 한 번 웃었다면,
그 하루는 실패한 날이 아니다.

나를 웃게 하는 무언가는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감정이 무뎌지고, 기계처럼 반복되는 하루에 갇히기 전에
나에게 웃을 수 있는 틈 하나를 내어주자.

그 웃음이 당신을 지킬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 웃음은 또 다른 누군가를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