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였다

by 이제이

어떤 사람은 사람을 총으로 죽인다.
어떤 사람은 칼로 죽이고,
어떤 사람은 침묵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말’이라는 칼로 사람을 죽인다.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칼날은 종종, 피보다 더 선명하게 상처를 남긴다.




나는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
직접적으로 그 사람의 생을 끊은 적은 없지만,
나의 말 한마디가, 어떤 이에게 깊은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그 가능성 앞에서, 나는 무죄를 주장할 수 없다.

우리는 너무 쉽게 찌른다.
"그게 뭐가 어렵냐",
"너만 힘든 줄 알아?",
"그런 성격이니까 안 되는 거야",
"그 나이에 그거밖에 못 해?"
장난처럼 던졌지만, 그것은 칼이었다.
그 사람의 마음속 어딘가를 정확히 찔러버린.




찔린 사람은 피를 흘린다.
그 피는 눈에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는지도 모른 채 웃는다.




어떤 사람은 회복된다.
누군가의 따뜻한 말이 봉합수술이 되어주고,
공감은 드레싱이 되고,
사랑은 항생제가 된다.
그렇게 그는 다시 살아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죽어간다.
말의 상처는 지혈이 안 된다.
밤마다 되새김질하며 곪아 터진다.
결국, 말에 의해 사람이 죽는다.
그 죽음이 삶의 포기일 수도,
자존감의 완전한 붕괴일 수도,
감정의 단절일 수도 있다.




말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말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괜찮아,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네가 그런 말을 했을 때 나는 위로받았어.”
“그렇게 느낄 수 있어. 자연스러운 거야.”
이런 말들은 사람을 살린다.
다시 숨 쉬게 하고,
다시 눈을 뜨게 하고,
다시 사랑하게 만든다.




나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그리고 다짐한다.
나는 말로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
말로 살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게
사람다운 삶을 사는
가장 기본적인 도리이자 책임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