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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Joo Lee Jan 17. 2016

Chocolate box

 Life wa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내가 계획한 대로 이뤄진 일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았다. 학업이든 직장이든 내가 계획해서 원하는 때에 되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뭔가 내 계획대로 잘 되지 않아  속상해하면 엄마는  나에게 항상 " 인생이 다 그런 거야"라고 말하곤 했다. 그렇게 인생은 예견치 않는 곳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나에게 항상 놀람의 연속을 주곤 했다.


나와 남편은 결혼 후 아이를 가지러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아침마다 체온과 배란 테스터기를 확인하고 배란 촉진제에 한약에 침에 뜸에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해 봤지만 결과는 언제나 한 줄짜리 임신 테스터기였다.  결혼하고 몇 년이 지나도 애가 없는 우리를 보고 엄마는 또 걱정에 걱정을 시작하셨고 통화를 할 때마다 왜 임신이 되지 않냐고 혹시 피임을 하는 것이냐 생리는 잘 하냐 등 난감한 질문을 쏟아 내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화제를 전환하거나 짜증을 내기 십상이었다.

나는 임신하면 1년 정도 육아휴직을 받아 한국에서 1년 정도 가족과 함께 머무르려고 계획을 했었고 엄마에게 항상 내가 아이를 낳으면 캐나다에 와서 산후조리를 도와주고 같이 여행도 다니자고 얘기하곤 했다. 그러나 임신은 잘 되지 않았고 그 사이 엄마는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렇게 엄마가 바라던 기도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이뤄졌다.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나는 기뻐하기보다는 하나님에게 물었다.
" 왜 지금인가요? "


임신 10개월 동안은 엄마가 해준 밥이 먹고 싶어 도통 입맛이 없었고  아이를 낳은 지금 엄마 생각에 눈물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묻고 싶은 말이 수천  가지인데 대답해줄 이가 없다. 엄마가 나를 가졌을 때 입덧은 어땠는지 우리 형제들을 낳을 때 진통은 얼마나 했는지 모유수유는 어떻게 했는지.

초보 엄마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할 때마다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수만 번도 생각하곤 한다. 엄마가 살아 계실 때 임신했었음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인생이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엄마가 새벽마다 내가 임신이 되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있었던 것을...... 성경책을 펴 놓고 웅크리고 앉아 기도하던 그 뒷모습은 언제나 내 눈에 선하다. 아마도 엄마는 하늘나라에 가서 하나님에게 잘  얘기했나 보다. 우리 딸에게 귀한 선물을 주세요 라고......




" 엄마 하늘나라에서 잘 보고 있어? 엄마 딸 엄마가 되었어. 잘 하고 있다고 잘 할 수 있다고 가끔은 꿈에서라도 와서 얘기해줘. 보고 싶어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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