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에 대하여

by 윤김

속을 알 수 없어서 빤히 바라본다

어떤 낯짝을 하고 있길래 세상과 무관하다고

속절없이 이토록 흘러가는 것이냐


시간의 팽창은 그 안에 무한할 것이며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이 상징이 되고

조금 더 어른이 됐단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찢어도 부셔도 할퀴어도 갈아도

단순히 파랑은 파랑으로 남아있을 뿐

고집 있는 응답은 납득을 만든다


한 가지 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전방위로 바라보고 접근하려 할 때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이라

침묵하고 있는 파랑


분명히 파랑이 먼저 나왔고 빨강이 다음이어라

욕망에 눈이 멀어 집착이 낳은 빨강이었으리라

그렇기에 빨강은 이기적이라고

파랑은 아무 말하지 않는다



글을 쓰다가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봤던 순간이었습니다. 파란색 바탕화면이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바탕화면을 보고 있는데 문득 끌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파랑의 늪으로 말입니다.


저는 파랑을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음흉하다고 느껴집니다. 진실을 숨긴 채 거짓 표정으로 세상과는 무관하다며 외치는 것 같습니다. 정답은 없는 것이며 절대선절대악도 없다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에 관여하지 않으며 그저 방관을 합니다. 본질을 숨긴 독립된 공간에서 세상을 향하여 우려를 표하는 색. 저에게 파랑은 그렇게 다가옵니다.


파랑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히 빨강을 떠올리게 됩니다. 지극히 대조가 되는 상반된 색. 파랑의 입장에서 빨강을 바라보니 빨강은 욕심이 참 많고 주목받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혼자 고고하며 모른 척하는 파랑을 보며 빨강은 내심 부러웠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멋있어 보였으며 닮고 싶었으니까. 그런 마음이 하나 둘 쌓여 욕심이 되었으며 빨강은 자기도 모르게 붉게 변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파랑을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속을 모르겠으며 진심을 숨긴 채 타인에게 미소를 짓는 일. 누군가에 깊게 관여해서도 안되며 그저 약간의 도움으로 조언 정도가 인간관계의 깊은 정으로 치부되는 일. 철저히 외로워지는 일.


바다가 파란색으로 보이는 일. 사람들이 바다를 찾아가는 일.


오늘도 파랑을 입은 내가 하루를 살아가는 일.


파란 바다 깊은 곳은 어둠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