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김 May 19. 2016

눈이 먼 바보

사랑할수록 신과 멀어진다

멀어질수록 신을 사랑하게 된다


빈 몸인 것을 사랑하며 깨닫는다

과욕이었다는 것을 이별해야 알게 된다


신은 우리에게 역설을 심어 놓고 조롱한다

그렇게 우리는 눈이 멀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랄 때 내 몸은 열렬히 신을 찾는다. 속으로 끊임없이 주문을 외우며 혹시 이 마음이 하늘에 닿을까, 신에게 닿을까 원하던 일이 이뤄지길 기도한다.


 그러나, 이뤄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 알량하고 이기적인 속셈은 갓 태어난 아기의 눈에도 보이는 것. 사랑이라는 미숙한 마음으로 신을 대하려 했던 것. 아기의 눈에 비친 검은 괴물은 누구일까?


 사랑할수록 신과 멀어진다. 사랑의 대상이 신이 아닐 경우다.

 멀어질수록 신을 사랑한다. 신을 사랑하는 조건은 보상이다.


 우리는 평생의 역설 속에서 살고 있다.


 역설이 끝나는 순간 우리는 빈몸이며 당신이 배설한 수많은 것들이 과욕인 것을 깨닫기를.



작가의 이전글 버스정류장에 앉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