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사랑은 얼마인가요?
그대 사랑은 얼마인가요?
오이소박이 한 입
고등어 한 마리
시원 칼칼한 콩나물국 한 그릇
배불리 먹고 트림하다
배불리 먹은 사랑 한 그릇
그대 사랑 비싸지 않으면
나중에
밥 한 끼 같이 먹을래요?
흔히들 요즘 시대에 사랑을 인스턴트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이별하고. SNS의 발달과 만날 수 있는 수단들이 발전하여 만남의 제한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마음을 표현하기도 간편해졌고 이별을 말하기에도 무거운 미안함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인스턴트 사랑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의 사랑이 그렇다면 인정할 수 있겠죠. 다만, 그렇게 쉬어진 사랑에 너무 많은 조건들을 따지고 계산하며 만나기 때문에 그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위에 시는 소박한 사랑에 관한 시입니다. 사랑을 느끼는 조건이 오이소박이 한입, 고등어 한 마리, 시원 칼칼한 콩나물국 한 그릇입니다. 시장에 가면 그리 비싸지 않은 비용으로 한 상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재료들입니다. 더군다나 영양적인 면에서도 훌륭합니다. 사랑을 느끼기에는 충분하지 않은가요?
사람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살아온 환경과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추구하는 가치가 다릅니다. 어릴 적 가난하게 살아온 당신에게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움이 더 중요할 수 있고, 부모님의 사랑은 받고 자라지 못한 당신에게는 충분한 애정이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도 물질적인 것이 중요하며 애정 또한 너무나 필요합니다. 그러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런 부분들이 너무 비싸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결국은 사랑하는 일이니까요.
어쩌면 평생을 함께할지도 모르는 사람과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일이니까요. 원하는 욕심을 다 이루며 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욕심을 부릴수록, 채워지지 않는 게 욕심 같습니다. 더군다나 욕심은 욕심이기 때문에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별 거 아닌 일로 함께 웃을 수 있는 거, 별 거 아닌 일에 우리 사이에는 황홀하게 느껴지는 거, 서로를 보고 있으면 든든함이 느껴지는 거. 사랑의 영향들이 아닐까요?
저는 사랑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인류애적인 부분도 있고 인간 개인사에 관한 진한 사랑도 있습니다. 사랑이 없다면 우리들의 표정은 어떨까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싱그러우며 포근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마치 봄날처럼요. 오늘 같은 봄날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
같이 밥 한 끼 먹을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