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asia, 12월 24일까지 15% 할인한대요!
집 근처에 아시아 마켓이 새로 생겼다며, 15% 할인을 한 달 넘게 진행한다는 내용의 종이가 우체통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진간장과 국간장이 다 떨어져 아시아 마켓을 가야 했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같이 조깅하는 분께서 지난주에 말씀해주신 마켓이 여기구나, 생각하며 물건이 다양하고 싸면 좋겠다 생각했다.
진간장, 국간장, 맛술, 어묵, 짜파게티, 라면
살 것을 메모하고 집을 나섰다. 사실 집 앞에 있는 트램을 타고 5 정거장 정도 간 후, 내려서 5분을 채 안 걸어 도착하는 곳이어서 다녀오기 매우 용이하지만, 몇 달째 매일 집 앞 슈퍼와 조깅을 제외하면 집 밖을 안 나가는 날들이 계속되어 그런지 트램을 탄다는 것만으로도 큰 결심이 필요했다.
새롭게 생긴 아시아 마켓은 쾰른 시내 한복판에 있는 Galeria 건물 지하 1층에 있다. 처음에는 지하에 있다는 것을 몰라 건물 안에서 조금 헤매었다. 하지만 이 건물 자체가 작은 백화점 같은 곳이어서 볼거리도 많고, 특히나 쾰른 기념품 같은 물건들이 즐비해 있는 코너를 보고 나도 모르게 몇 가지 살 뻔했다. 이 도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쾰르너들의 마음이 전해졌다. 쾰른 돔과 같은 관광지 근처에서 파는 기념품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이쁜 물건들이 많아서 다음에 한국에서 누군가가 와서 기념품 사는 것을 고민한다면, 여기로 데리고 와야겠구나, 싶었다.
그러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찾았다. 내려가면서부터 이미 천장에 달려있는 빨간색 연등 같은 것들이 눈에 띄었다. 여기구나! 정말 새로 생긴 곳답게 깨끗하고 깔끔했다. 거의 모든 직원분들이 중국인 같았고, 반 정도는 중국 제품이었지만, 나머지는 일본, 한국, 태국, 베트남 등의 제품들이 즐비해 있었다. 내 눈에 가장 띄었던 건 불닭볶음면의 다양한 종류들로 한가득 채운 코너였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정말 해가 바뀔수록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내가 참 아쉬운 순간이다.
간장도 중국 간장, 일본간장, 한국 간장 등, 종류 별로 있었으며, 한국 간장도 크기가 하나가 아닌, 소, 중, 대로 3가지 종류가 있었다. 나는 중간 사이즈로 진간장과 국간장을 사고, 맛술과 라면, 그리고 짜파게티도 샀다. 이제 어묵만 사면 되는데, 어묵 찾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보통 만두 코너 근처에 있는 경우가 많기에 그 주변을 서성였는데, 비비고 만두들과 함께 여기는 냉동 치킨밖에 없었고, 어묵은 도통 눈에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근처에서 물건 정리를 하던 직원에게 'fish cake'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았다. 한참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중국인들이 훠궈를 먹을 때 넣는 'fish ball'이 수두루 빽빽하게 있는 곳을 안내해주었다. 옳다구나, 여기 근처 어딘가에는 있겠구나, 생각하고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다시 열심히 찾아보았다. 한국식, 부산 어묵은 냉동 코너 주변을 두 번 정도 맴돌다 겨우 찾아내었다. 두 가지 종류밖에 없어서 그런지 다른 물건들 사이에 끼여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지만, 그래도 찾은 것에 큰 뿌듯함을 느꼈다. 어묵탕도 좋아하고, 라면에 어묵을 잘라서 넣어 먹는 것도 좋아하고, 어묵 조림도 좋아하고, 특히 떡볶이를 사랑하는 나에게 어묵은 꼭 필요한 식량이기에 못 찾았으면 정말 서글펐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끝내 어묵을 찾은 나는 카트에 어묵을 싣고 기세등등 계산대로 향했다.
15% 할인을 받아서 3유로 정도를 아꼈다. 지금까지 가던 Lindenthal Amt 근처에 있는 중국 마트보다 내가 사는 물건들은 조금씩 여기가 더 싼 것 같아서 앞으로는 여기 새로운 마트를 종종 찾을 것 같다. 다음에 냉동만두와 어묵을 다 먹어서 다시 사러 올 때에는 알새우칩과 꼬깔콘도 사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