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망이의 이름은,
이 글은 브런치북으로 엮은 ‘삽살개 가족 우리와 두리의 이야기’의 번외편이다.
새로운 가족을 찾던 막내 까망이는 결국 우리집에서 우리와 두리와 함께 같이 살게 되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내 눈에 제일 먼저 띄던 까망이. 검은 개는 보통 분양이 잘 안 되기에 처음부터 우리가 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염두해 두었던 아빠 덕분에 까망이를 완전 우리 가족으로 맞이하는데 힘듬은 없었다.
동물병원에 저장된 이름이 아직도 ‘셋째’라며 동생은 동물병원에 4차 접종을 하러 가기 전에 까망이의 이름을 지어 보겠다고 서두르기 시작했다. 거기다 삽살개재단에도 이제는 까망이의 이름을 전달하여 혈통서에 입력을 해야 하는 시기까지 다가 왔다. 무엇보다 새로이 한 가족으로 맞이한 이상, 불리울 이름을 짓는 것은 급선무였으므로 이름 짓기에 모두 머리를 맞대었다. 우선 동생은, 겨울에 태어났으니 ‘겨울이’, 초코송이의 ‘송이’, 블랙베리의 ‘베리’ 등을 말하였고, 나는 반달곰의 ‘곰이’를 내놓았다. 그 중, ‘겨울이’와 ‘곰이’가 마지막까지 남게 되어, 동생의 인스타그램에 하루동안 지인분들의 투표가 이어졌고, 그 결과는 64%로 ‘곰이’가 당첨되었다. 물론 아빠도 ‘곰이’에 한 표!
신기하게도 이름이 정해지고 난 후 아빠가 곰에게 “곰! 곰아!” 하고 불러 보았는데 자신의 이름인걸 안다는 냥 바로 반응을 하며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다. 곰이도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든다는 거겠지?
4차 예방접종을 위해 동물병원을 방문하였다. 이름도 ‘셋째’에서 ‘곰이’로 바꾸고 몸무게도 재어보았는데 생후 3개월이지만 벌써 12kg이 훌쩍 넘었다. 이대로 반년정도가 지나면 성견 크기까지 자라기에 정말 쑥쑥 크는게 느껴진다. 이제 한 번 더 예방접종을 하면 끝이 나고 그 뒤로는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검사와 접종을 맞으면 된다.
물론 혈통서에도 새로운 이름을 올렸다. 동생은 이름도 내가 지었고, 곰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이쁘다, 이쁘다 입이 닳도록 소리치던 나의 모습 때문인지 혈통서에는 내 이름을 주인자리에 넣어주었다. 뭔가 서류상으로 주인이 된 것 뿐인데도 나의 자리가 주는 책임감이 이 전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계속되는 봉쇄와 계속해서 바뀌는 COVID-19 정책들로 자유롭게 다니기가 힘들어진 요즘, 언제 다시 한국을 갈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에 괜히 곰이를 실제로 만날 날이 언제일지 걱정이 앞선다. 나도 곰이의 가족인데 이대로 곰이가 훌쩍 커버린 뒤에 만나게 되면 나를 가족으로 인지하지 못 하고 짖기만 하면 어쩌나, 그런 걱정들이 내 머리속을 가득 채워버렸다. 그래도 매일 아침 산책길에 아빠의 영상통화 넘어로 들리는 내 목소리에 반응해주고 다가와주는 우리, 두리, 곰이기에, 만났을 때에도 내 목소리를 기억해서 다가와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곰아, 우리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