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마리, 3 색의 삽사리 강아지들
작년 이맘때쯤 세 마리의 꼬물이 천사들이 우리 집을 찾아와 주었고, 그중 곰이는 우리 가족이 되어 지금도 활발하게 지내고 있는 이 상황에서, 한 번의 두리의 생리 기간은 별 탈 없이 잘 넘겼고, 지난번 9, 10월 경의 두리의 생리 기간도 잘 통제하려 했지만 실패해 버린 그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우리 집에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이 5마리의 강아지 천사들이 올해도 찾아왔다. 이번에는 백삽살개 2마리, 황삽살개 2마리, 그리고 청삽살개 1마리로 정말 3 색 모두가 한 뱃속에서 태어나는 경사가 일어났고, 우리 집의 우리는 백삽살개에 가까운 황삽살개라는 사실을 이번에 태어난 아가들을 보고 깨닫게 되었다. (4년 전, 우리가 아기였을 때 사진을 보니 우리도 까무잡잡하였다는건 이젠 꿈같은 추억이 되어버렸다.) 그나저나, 우리의 아빠가 청삽살개이고, 우리의 엄마, 두리의 엄마, 아빠 모두 백삽살개인데, 매번 태어나는 아가들에 청삽살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아빠의 유전자는 슈퍼 유전자인가 보다!
두리는 두 번째 출산이어서 그런지 아빠가 두리를 도와줄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지난번보다 2마리가 더 많아졌는데도 당황하는 모습 없이, 그리고 출산 후 바로 안정을 되찾고 잘 먹고 잘 있어 주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신기하게도 작년의 아가들에 비해 올해 아가들은 숫자도 많은데 두리의 뱃속에서 더 많이 자라서 태어난 것 같다. 태어나자마자 뒷발에 힘을 주고 젖을 찾으러 다니는가 하면, 털에서 윤기가 자르르르 흐르는 게 5마리 모두 아주 건강해 보인다.
집에 늦게 들어오던 동생도 아가들을 보기 위해 일찍 집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부모님은 아가들의 꼬물거리는 모습에, 그리고 처음 제대로 보는 황삽살개의 금빛 같은 누런 털색에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 가능하면 모두 다 키우고 싶다는 아빠의 말에, 엄마는 황삽살개 한 마리라도, 라는 말에 박장대소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 욕심부리지 말자고요!
나는 작년에 코로나가 너무 심하여 실제로 만나지 못했던 아가들에 대한 한을 풀기 위해 1월 약 3주간 요 꼬물이들을 보러 출산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남아프리카 변이 바이러스로 들썩이는 요즘,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여 걱정 가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꼭 보러 가고 싶은 이 마음 가득 담아 하루빨리 이 상황들이 안정되었으면 좋겠다.
2달 뒤부터 이 천사들의 새로운 가족이 되실 분이 있으시다면, 따로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