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기질의 사람이 생존하는 방법

little achiever, 내면아이성장시키기, 섬세,육아

by 후루츠캔디


털어놓기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울 것도 없다. 나는 그보다 더 열심히 살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산 아버지와 어머니 아래서 살았다. 열심히 살면 살수록 경제적자유에 도달하기는커녕 점점 더 멀어져만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어린 나에게 역시 고역이었다. 충청도 천안에서 자신의 땅이 있던 아빠는 서울여자 엄마와의 결혼 한 직후, 논과 포도밭을 팔고 서울로 이주를 했고, 엄마 자매들의 부러움과 함께 결혼 후 땅 판돈으로 5년안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실하고 서로도우며 잘 살던 엄마아빠를 누군가가 시기해 저주라도 한건지, 내가 9살이 되던해에 내동생의 급성백혈병을 알게 되었고, 각종보험과 저축해놓은 돈은 모두 성내역 아산병원똥꾸멍안으로 들어갔다.


긴 병에는 효자 없다고, 그 때부터 우리엄마 아빠는 주변 친척들의 시기어린바램대로 점점 망가져갔다. 가까스로 집 두채인지 세 채인지는 지켜냈지만, 그렇게 지켜내는 과정안에서 아빠는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했고, 30대 중반의 젊은 엄마는 하루에도 서넛씩 죽어가는 소아암 61병동을 지키며 원래 자신이 갖고 있던 애정결핍에 더해 우울과 번민, 외로움이 깊어졌다. 이제 존중하고 싶지도 않은 이모부새끼들은 잘나가다 그럴줄 알았다며 손아랫동서인 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를 얕잡아보기 시작했고, 그전에는 든든하던 우리가족을 지켜주던 성벽, 방어벽이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좌절감과 불안으로 자기존중감을 보존하지 못하고 살면살수록 점점 힘들어져가는 엄마와 아빠... 예외없이 사회를 흡수한 엄마아빠는 나에 대해 특별히 성취를 강요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격려해주고 인정해주고 사랑을 표현해줄 정도의 세련되고 당당한 사람들 일 수는 없었다. 흔히들 말하는 나르시시스트 등의 감정 착취자들 처럼 뻔뻔하게 자기자신이 원하는 바를 어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아침일찍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들어와 밥먹고 9시면 온가족이 모두 취침하기에 바빴지 내면의 성장을 도모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채주고, 정서적으로 풍요로우며 심리적성찰을 중요시생각하는 지금세대들의 모습과는 다소 격차가 있 1960년대 초반 그리고 50년대 후반 출생자들 중 한 분이시다.


아이는 그 자신 자체로 사랑받기 불충분한 환경에 놓인 것을 인지하는 순간 자신만의 생존방법을 택한다. 섬세한 아이들은 주로, 착한아이가 되거나, 성취자 또는 작은 천사, 조커나 가짜 코메디언, 또는 신사숙녀, 혹은 반항아가 되기를 자처한다. 나는 착한아이 증후군처럼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작은 성취자가 됨으로써 나 자신의 자존감과 사랑받을 가치를 스스로 찾아 다니는 사람이었다. 내가 받는 이 사랑을 뺏길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억누른 채, 즉각성이라든지 carefree qualities 그러니까 평온하고 걱정이 없이 속편한 마음보다는 다소 불안정하더라도 성취자가 되어 엄마아빠의 반짝이는 웃음을 보고 싶었다. 엄마와 아빠의 나에 대한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해 드리는 것이, 열심히 사는 부모님의 고통을 역행할 만큼의 파워를 가진, 손윗동서에게 꼼짝못하는 우리아빠를 골리는, 공부못하는 아들 둔 이모부에게 어퍼컷을 날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나 또한 사랑받고 관심받을 수 있는 유일한 정서적 생존방법이었던걸까



작은성취자로서의 삶이 나의 어린시절부터 섬세한 사람으로서의 생존방법이었음을 알기전까지 나는 불안을 안고 부단히도 노력을 하며 살았다.

좀 편안해도 되는데 항상 긴장상태였고, 바들바들 떨며 늘 빛나려 애썼다. 어린시절 생존법을 나도모르게 어른이 된 후까지 지속하며 살았던 것이다. 다들 그런것 아닌가, 코미디언의 상당 수는 리틀조커였으며, 장남장녀 대부분으는 착한아이증후군에 성인이 된 후에도 시달리고 있다는데, 그리고 상처가 아주 깊은 경우 반항아가 된다지만 그렇게라도 자신을 지킬 수 있다면 어쩔수 없지 않은가. 꼭 나쁜것만은 아니었다. 그것을 통해 부모의 사랑을 조달해 어린시절을 연명할수 있었으니까. 이제는 어른이 되어 부모의 사랑이 필요하지는 않다.

받으면야 마다할리 없다만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어린아이때와 같이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다.



세련된 80년대생 엄마답게 내 아이들은 어떠한 역할도 자처하지 않도록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 자체로 사랑해줘야지, 오늘도 다짐한다.




1. Good girls, boys : 좋은 친구나 좋은 파트너로서 역할함으로써 사랑받을 수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누구도 항상 좋은사람 나이스한 사람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어떤 경우에라도 자신의 나쁜부분을 그림자속에 숨긴다. 그리고 그들은 항상 누군가의 승인을 기다린다. 왜냐하면 항상 그들은 충분히 좋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잠겨살기 때문이다. 남과 자기자신에게 수동적이며 다소 답답한 성인이 된다.내가 원하는 삶을 살리 만무하다.


2. The Little Achiever : 이 역할은 다른 역할에 비해 상당히 힘들다. 부모의 칭찬과 동경을 얻기위해 반 의식적으로 학교와 집에서 부단히 노력한다. 본 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속편하고 불안없는 삶을 살 수 없고, 때에 따라 필요한 즉각적 반응으로 상황대처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잘 해내야하기 때문이다.


3. 천사 : 가족의 천사로서 역할을 자처한다. 자기자신을 희생하면서라도 남을 구원하는데 힘쓰는 삶을 산다. 지속적으로 남을 돕는데, 당연히 지친다. 그들이 항상 호소하는 것은 번아웃증후군이다. 무의식적으로 착한 천사들의 마음에는 자가 자신또한 누군가에 의해 구원받기를 원한다.


4. The Clown or Joker : 자신을 슬픔을 덮는 용도를 위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사용한다. 사람들을 웃겨주고, 즐겁고, 행복한 이미지로 스스로를 치장한다. 그들의 진짜 감정은 수용될 수 없다는 어린시절 믿음에서 비롯되는데, 주로 형이나 누나, 언니들에 의해 치이며 큰 애교쟁이, 귀염둥이 막내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부모님이 자기까지 보살필 여력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슬픔을 기쁨으로 가장한다.


5. Little Miss/Mr. Independent : 애 어른이라고 한다. 다 자란 성인처럼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허구의 독립이 이루어진 상태, 그러나 마음속 깊은 곳의 진심은 스스로 세상을 무서워하는, 상처받을까봐 두려워하는 어린아이가 있기에 세상을 쉽지 믿지 못한다는 거다. 그들이 성장하기위해 필요한 외부로부터의 사랑을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며,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게 행동한다.


6. 반항아 : 스스로를 사랑받을 가치없는 사람으로 낙인찍고 사랑을 거부한다. 그렇지만 심연에는 누구보다도 사랑을 갈구한다. 그들은 전반적으로 심각하게 상처입은 영혼이고, 두려움이 가득하지만, 드라마를 꾸미고 사람들에게 수용될 수 없는 행동을 일부러 자처하는 방법으로 스스로를 지킨다.

참고 : The Handbook for The Highly Sensitive People by Mel Collins


어린이가 자처하는 여러가지 역할들이 있지만, 이 6가지 역할들이 섬세한 사람들이 자처하는 주요모델이다.


당신과 당신아이들은 어떤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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