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카톡, 엇! 지선이다!
지선이는 초등1학년 때부터 나와 가장 친한 친구였다. 큰 키에 까무잡잡한 피부, 크고 검은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이미 초등 4학년때 160센티를 돌파해 옆에 있던 150센티의 나를 땅꼬마 만들어버리기에 충분했지만, 그런것에 전혀 게의치 않았던 것이, 항상 캔디에 대해 피부도 하얗고, 얼굴도 예쁘고, 똘똘하다며 자신의 딸인 지선이보다 캔디를 칭찬하시는 지선이 엄마 덕분이었다. 그에 비해 우리엄만 언제나 캔디가 최고였어서 지선이 어머니의 나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깨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암튼 그러거나 말거나 초등학교때 딱 1년 한 반이었던 것이 우리가 학교와 학급이 겹치기 유일했지만, 마흔이 된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으니 참 첫 임팩트가 서로에게 컸나보다.
잘지내?
웅. 오래간만이지?
넘 보고싶다. 어디야? 호주? 나는 캐나다야...
친한 친구끼리는 외국 살이도 비슷하다. 성향이 비슷해서인건지 배우자의 성향들 때문인지, 결혼과 동시에 외국살이를 동시에 시작한 나와 지선이다. 지선이는 호주, 나는 캐나다. 우리는 따로 또 같이 그렇게 한동안 기나긴 카톡을 보내며 그렇게 무료하고 불안정적인 해외생활의 불안을 서로 달래주며 버텼다.
캔디야, 모해?
나 청소중.. 애들키우니까 먼지있으면 안되자나 빡빡닦아야지
애들을 키우면서 청소까지? 너 진짜 대단하다.
뭐얼. 너도 애기 낳아보면 알거야. 그래도 한국처럼 미세먼지가 없으니 바닥을 닦아도 물걸레 색깔이 그대로야.
스물 넷에 일찍 결혼해 아이를 낳고 기른 나와 달리, 비슷한 시기에 결혼했으나 10여년 가까이 신혼생활을 지속하던 지선이는 취학전 아이들을 키우는 내 입장을 이해할리가 없다.
ㅋㅋ 너 옛날에도 청소를 좋아하긴했었어.. 우리 엄마가 맨날 그랬어, 너 청소 진짜 잘한다고.
ㅋㅋ 기억하는구나? 그래 내가 좀 깨끗했어? 엄마를 닮은 듯해. 우리애들도 나 따라서 다 청소만 한다고 ㅋㅋ
환장한다지짜, 나 너네집 놀러가면 너가 항상 청소놀이하자고 했던거 기억나?
.......내가?
왜 그렇게 청소에 목숨을 걸었나, 지금도 왜 난 청소를 열심히 할까 시작해서 나와 내 주변을 샅샅히 살펴보았다. 나는 왜 집에 있어도 머리를 항상 깨끗하게 빗고 있을까, 집에 있는데도 나는 왜 옷을 깨끗하게 입을까, 만 3세 미만의 아이들을 키우는 일명 졌잘짜(졌지만 잘 싸웠다는 뜻의 졌잘싸를 활용한, "모유수유맘"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본인 스스로를 지칭한 단어) 사정도 무색하게 왜 얼굴이 이리 메이크업으로 정돈되어있을까, 더 나아가서 사람간의 관계에서 나는 왜 실수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에 매번 자기검열을 거치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두둥, 내 우주가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