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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Dec 17. 2022

캐나다에서 동양인으로 살기

군대,남성우월주의,백인중심주의에 대해

캐나다에서 동양인으로 살면서 힘든 점은, 도무지 나라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흥민선수의 아버님께서 유퀴즈에 나와 인터뷰에 참여하실 때 하신 말씀 중 내가 깊이 공감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탄탄한 훈련으로 실력을 갖춘 선수라고 해도 유럽에서 처음 선수의 겉모습만 보고 선발대의 감독이 도무지 신뢰를 표현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어느곳에서나 벌어지는 이야기이지만, 낯선 사람은 누군가에게든 신뢰를 받기 어렵다.

여러인종이 섞여 있을 때, 그들이 상대적으로 친근하고 상호작용이 많고 그에 의해 신뢰를 쌓았던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믿음이 가는데,

이민의 역사가 오래지 않은 한국사람을 비롯, 동양인에게는 누구도 처음부터 신뢰를 보이지 않는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보면, 우리도 일터나 내가 속한 공간에 내가 속한 인종이 아닌 다른 인종의 사람이 나와 이권을 공유한다고 상상해보면

처음부터 그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들기도 해 그 점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유럽사람들이 갖고 있는 자문화중심주의, 즉, 백인우월주의는 나를 상당부분 불쾌하게 만든다.

동양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의 실력이나 능력에 대해 자신들이 "가르쳐야하는 입장'이라 생각하고 우선적으로 열등 하게 파악하고 관계를 시작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마음속 깊이 뿌리박혀 있는 이 ethnocentrism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다.

마치 남성우월주의 시대를 걷힌 옛날 한국남자가 남성우월주의를 은연중에 인정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한국 남자들은 한국에 살다가 이 곳에서 마이너 입장으로 살 때 그동안 한국에서 못 느끼던 마이너로서의 불합리함을 느낀다고 한다.

대부분 그들의 존심 상 입밖으로 내 뱉지는 않지만(저들의 태도를 자신의 능력과 쓸데없이 연관지어 생각해서이다. 절대 그럴 필요없다. )



혈혈단신 혼자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두명의 존재 중, 작은 딸이 아닌 큰 딸로 태어나, 한국에서 여중여고여대를 나오고 직장도 유치원교사로 여성집약적인 분위기에서 살았던 나는 내가 마이너이고 상대가 메이저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한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전무해 세상에서 아무리 성차별이네 남성우월주의네 떠들어도 내 일이 아닌 줄로만 알았는데, 성차별을 감행하지 않아본 내가 이 곳에서 당해내야하는 삶은 마치 어떠한 보호색도 입지 않은 고슬고슬한 피부의 어린아이가 뜨거운물 찬물인 줄 모르고 탕 속에 함부로 몸을 담근 그런 느낌처럼 뜨겁고 차가웠다. 내가 아니라 좀 다른 분위기에서 큰 사람들같으면 나름대로의 보호색을 입고 스스로 대응방식을 익힌 후에 사람을 대하면 좀 더 상황에 맞는 유연하고 노련한 방식으로 본인스스로도 좀 덜 스트레스 받고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그들의 행동에 동조하고 그렇게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유난히 낮은자세로 남자들을 대했던 유치원 원장과 나의 시어머니의 태도의 원인 조금은 알 것같다.

한국의 남녀성차별도 나보다 조금 더 용감하고 경험 많고 다부진 언니들의 목소리와 자신의 권리보다 인간 한명한명의 권리를 존중하는 남성들에 의해 많이 없어졌는데 남자만 군대가는게 억울하다는 목소리도 이제는 이해가 간다. 우리나라를 위한 군대라기보다, 사실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등 강대국의 권익을 한국 군인들이 지켜주려고 있는거라는게 말이 되는가.

내가 속한 곳에서 벗어나 이 세상을 보면, 한국이 국제질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사실 최약체임을 너무나 뼈져리게 느끼고야만다.

모르는게 더 나은 한국의 역사, 먹고살기는 나아졌다하고 오이씨디에서 높은 순위로 매겨준다지만 아직 여전한 국제 사회에서의 한국의 세계적 지위

마음아프고 처절하고 괴롭다.모두다 불쌍하고 모두다 안됬고, 모두가 이제부터는 잘 되었으면 좋겠다.




고통스럽게나마 상황을 인정했으니 이제 나만의 포지션을 정해야한다.

맘 같아서 다 때려치워버리고 혼자살고 싶다. 주로가는게 답일까 한다.


한국인 모두의 영혼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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