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패션, 사람을 이야기하는 잡지.
The NAVY Magazine.
LIFE, STYLE, EVERYWHERE.
INTRODUCE THE THINGS WE LOVE PERMANENTLY.
MOBILE EDITIONS ONLY.
thenavymagazine.com
instagram@TheNAVYMagazine
contact: thenavymagazine@gmail.com
_
작년 말 생각하던 것을 조금 고쳐 순식간에 열었다. <더 네이비 매거진 THE NAVY Magazine>.
종이 잡지와 기성 매체를 보며 자랐다. 비디오 스타가 라디오 스타를 이미 죽였지만, 그래도 둘이 이인삼각 같은 느낌으로 동고동락하던 시절에 십 대를 보냈다. '종이 잡지의 종말' 같은 문장을 본 것은 거의 서른이 되고서였다. 인터넷 시대 성장기와도 맥을 같이 해서, 소위 '온라인' 문화가 어렵거나 낯설지도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종이 잡지와 종이로 만든 책을 산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고사 직전의 문화여도, 아무런 영양가 없는 이미지의 향연과 다시 돌아온 듯한 '얼짱' 문화가 이미지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SNS를 뒤흔들어도, 변치 않은 무언가는 있다.
<스펙트럼 SPECTRUM>이라는 이름으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잡지를 만들었다. 패션에 발을 걸쳤지만, 이 잡지가 다루는 것은 패션이 아니라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사는 지역이자 도시였고 뒷골목과 새로 생긴 동네의 움직임이었다. 어찌 보면 우리 바로 옆에 있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창작이었다. 만드는 데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훌륭한 조력자와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항상 갈증이 있었다. 월간으로 발행하는 패션지에 기고하거나 무언가 작업한 적도 있지만, 항상 그러한 잡지가 펼치는 것들이 원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내게 가장 큰 갈증 혹은 뒷걸음질의 계기는 콘텐츠의 품질이 아니라 호흡 그 자체였다. 너무 빠르게 모든 것이 변하고 그래야 할 것만 같아, 라고 속삭이는 잡지들에 서서히 멀어졌다. 가장 빠르게 흐름을 붙잡지만 놓는 것도 그만큼 빠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무언가 별 도움 없이, 조금 다르게 패션과 삶을 바라보는 이야기들로 무언가 만들고 싶었다. 완성된 생각도 아니며 지금 모습이라고 확언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요즘, 막 시작하는 기분은 근래 어느 작업보다 가볍다.
'네이비 NAVY'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남색이 내가 좋아하는 색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인들이 '네이비'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 - 주로 해군을 연상하며 - 느낄 남성적인 뉘앙스가 마음에 들었다. 흰색에서 시작하여 검정에서 끝난다는 패션에서 그나마 수더분한 색이라는 점도 있었다. 요즘 좀 유행하긴 해도, 언젠가 누구나 찾지 않게 된다고 해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 듯한 그런 색이었다, 내게는.
시작이 길었다. <더 네이비 매거진>은 오직 현존하는 모바일 소셜미디어에 존재한다. 인스타그램 instagram을 중심으로 페이스북 Facebook 페이지와 연동하고, 더네이비매거진닷컴 thenavymagazine.com 도메인은 텀블러 Tumblr.com와 연결해 있다. 아직 '베타 테스트' 중이라 완성한 디자인도 아니다.
The NAVY Magazine on instagram
다만 손바닥 안의 모바일이라는, 모든 정보가 너무 빨리 흐르고 금세 사라지는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플랫폼들이지만 하루에 수십 개나 되는 정보를 흥청망청 올릴 마음은 없다. 두 개에서 많으면 서너 개가 고작이다. 대신 그를 즉각 보여주는 사진들에 집중하고, 곧 체제를 정비하여 영상을 함께하고, 무엇보다 항상 내 작업의 '중심'이라고 생각한 '글 article'이 그 뒤를 받칠 것이다.
사실 처음 이 계획(?)을 생각하고서는 여러 거창한 생각도 많이 했지만, 결국 내가 택한 것은 모바일을 모바일답게 하는 것이었다. 손바닥에서 할 수 있는 정도의 작업과 길이. 그러나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
어떠한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글이었다. 그리고 함께, 무언가 작업할 사람들의 생각도 환영하는 마음으로 받고 있다. 사실 밤낮, 사람들과의 대화가 결국 실천의 8할을 만들었다. 이 작은 시작도 그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