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5일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무진기행>은 세월이 지났기에 어느 정도 오래된 드라마의 언어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나, 10대 후반, 20대 초반, 다시 20대 중후반, 30대 초반에 느낀 감정과는 조금 달라졌다. 과거 이 소설을 처음 읽고 수년이 지나 또 읽어 내렸을 때는 그 흡입력과 작가가 언어를 다루는 능력에 탄복하였다. 그것을 하나의 드라마로써, 이를테면 고개 끄덕이는 허구로서 받아들였다. 지금은 나도 모르게 조금 울컥하고 여운이 남았다. 마음이 전과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뭘까. 가지고 있는 것과 잊고 있는 것과 잃고 있는 것의 중간에 서 있기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