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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 Sukwoo Aug 11. 2015

말복 전야

밤, 바람이 서늘해졌다.

하루 전 이 시간에는 술을 마시고 있었고, 오늘은 동네 놀이터에 나왔다.

내일이 말복이라는데, 귀뚜라미 소리가 사방에 켜진 아파트 불빛과 홀로 휘황찬란하게 빛 나는 LED 가로등 사이에 조용하게, 곳곳에 진동한다.

모르는 이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어느 낮, 커피숍에서 주문한, 유리잔 가득 물방울을 맺은 얼음 찬 커피를 상상했다.

이번 주에 할 일이 많다. 가을에 제출할 결과물을 위해 대화하고 기틀을 잡아가는 일, 섭외하고 인터뷰하며 사진도 찍을 일, 그리고 몇 개의 원고가 있다. 막 드러내지 않지만 감정 기복이 남의 작업 혹은 과시를 보며 어린날의 나처럼 생기기도 했다.

어제와 오늘 17.8km를 달렸다.

주말까지 이어진 끝 모를 더위가 거짓말처럼 사라져 간다. 밤, 바람이 서늘해졌다. 저녁에 뛰어도 좋을 것이다.

편한 회색 운동복 바지, 거의 신지 않았으며 푹신한 느낌이 편한 나이키 Nike 에어맥스 Air Max, 프레드 페리 Fred Perry가 '발명'했다는 손목 밴드를 두르고 나왔다. 동네 산책 겸 사진이나 몇 장 찍어보려고 한다.

내 기준에서 늦지 않게 들어가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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