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단골 주점에서 만났다.
결혼하는 친한 형을 만난 밤에 대학로에서 술을 마셨는데, 소주병을 들어 올릴 때마다 빼꼼, 고개를 내미는 작은 잡종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녀석은 창문 너머로 꽤 음식을 받아먹었는지 사람을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었다. 안주들이라고는 죄다 맵고 짠 것뿐이었다. 유유자적하게 있다가 사라지고는, 다시 만났을 때는 어느 비닐 봉투를 뒤지고 있었다.
고양이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사실 아니지만, 길거리 사진을 찍으며 항상 마주치고, 또 묘한 매력이 있는 피사체라는 점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