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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 Sukwoo Aug 20. 2015

잠원동

철거하는 아파트 단지, 그리고.

강남 한복판, 정확히는 잠원동 넓은 땅에 오래 자리 잡았던 아파트 단지가 철거 중이다.

신사동과 압구정동에 뻔질나게 드나들어도 잠원동만큼은 살지 않는 이상 거의 가지 않았다. 어디 가는 길목이거나, 지금은 사라진 조개구이집 정도 가는 식이었다.

잠원동은 그래도 좋아했다. 길이 좁고 차가 많은 강남에서 그나마 사람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 이유는 지대가 평탄했기 때문이다(순전히 개인적인 감상이긴 하다).

이곳은 8월 초, 한 룩북 촬영 장소를 물색하다 들른 곳인데 한낮 뙤약볕임에도 문자 그대로 을씨년스러웠다. 안 그래도 높고 큰 아파트 단지가 무너지는데, 그다음에는 더 크고 넓고 비싼 주상복합이라도 들어와야지 수지타산이 맞으려나.

한낮임에도 고요한 몇십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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