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5 23:44
자신에게 물었을 때 '모르겠다'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보통은 두 가지인데. 첫째는 '사실은 아는 것'이고 둘째도 '사실은 아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하지만 스스로 물었을 때, 요즘은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차피 머릿속 생각인 걸, 누구 눈치 볼 것도 없잖아, 라고 해도, '모르겠다'라는 결론에서 도통 안갯속이다.
왜 그럴까?
얼마 전 다녀온 여행 후, 혼자 하는 서울 외곽 여행의 재미를 알게 됐다. 친구와의 대화에선 '직업이 여행가입니다'라고 말하는 우리 또래도 있다는 걸 알게 됐지. 어떻게 돈을 벌어? 라는 물음에 친구는 거기까지는 물어보지 못했다고 했지만. 여행기를 쓰고 먹고 살 수 있다면, 그런 직업도 괜찮을 거야.
패션 잡지와 신문과 디자인 관련한 매체 등에 글을 쓰지만, 언젠가 '음식 잡지'에 글 쓰고 싶다. 치킨에 대해서. 오래된 음식점에 대해서. 술집에 대해서. 그 술집에서 나눈 대화에 대해서.
언젠가 술자리에선, 아직 피터 팬 콤플렉스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 어른에 대한 얘기가 잠시 나왔지. 거기에서 피터 팬은 사회적으로는 어른이지만 생각은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에 대한 얘기였다.
속으로 생각했다. 그게 어때서? 부정하지 않았고 나쁘게 듣지도 않았지. 그게 그 사람다웠고 그대로라도 좋다고 생각했다. 때 묻은 게 자랑인 어른보다는 하기 싫은 것에 눈 감는 ‘어른 아이’가, 언젠가 되고 싶은 어른이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놀랍고 행복하다고(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정확할 것이다), 친구는 말했다.
사람들이 가끔 내게 물을 때, 이거저거 하는 것 중에 가장 좋아하는 일이 뭐냐고 물을 때, 별로 머뭇거리지 않고 '글 쓰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글 쓰는 일은, 진중하게 파고들지 않은 대가일까, 아직 나를 온전히 먹여 살릴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아마도 죽을 때까지,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