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2012/07/14 03:34

by Hong Sukwoo


서른 살에 별로 의미 두진 않았다. 먹기 전에는 대단한 무언가 있어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닥쳐 보니 물 흐르는 것처럼 스르륵 이어졌다. 7월도 반타작을 하려는 시점, 대단한 날을 보내진 않았고 아주 아주 아주 쓰린 일도 겪었지만, 가끔 일에 빠져 있었고 가끔 생각에 잠겼고 가끔 널브러졌고 또 가끔은 알코올과 대화와 그 뒤에 오는 약간 텅 빈 무언가였다. 다행히도 종종 벅찬 순간이 함께 오곤 했다.

계획적으로 사는 유형이 아니라 매년 모습이 바뀌었을 때 후회하지 않았지만 돌이켰을 때 망설인 적도 있었다. 돌이킬 수 없으니 생긴 마음이겠지만. 그런 지금은 하반기에 생길 듯한 몇 가지를 준비한다. 무얼까 생각할 때 조금 더 부딪히고 조금 더 두근거림을 주는 쪽에 거의 대체로 끌렸다.

비 오고 끈끈한 다음에는 바람이 부니까, 그러니까 괜찮은 것 아닐까, 또 앞선 일들이 반복하더라도.

매거진의 이전글라디오